블록체인업체인 체인파트너스가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한다. 오는 8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프라이빗 ICO를 시작으로 향후 일반인 투자자 대상 퍼블릭 ICO까지 기획 중이다. ICO를 막은 정부 방침과 어긋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9일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인파트너스는 ICO를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체인파트너스는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빗(Daybit)부터 결제, 환전, 리서치, 장외거래, 자문, 수탁 등 다양한 크립토 금융 사업을 하는 업체다.

체인파트너스 CPU 백서./사진=김연지 기자
체인파트너스 CPU 백서./사진=김연지 기자
◇ 토큰명은 CPU…생태계 확장 역할 가능할까

익명을 요구한 다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체인파트너스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달 간 시리즈 라운드를 통해 전략적 기관 투자자를 찾는다. 일반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퍼블릭 ICO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체인파트너스 토큰명은 체인파트너스 유니버스(Chain Partners Universe) 줄임말인 CPU다. CPU는 이더리움 기반 유틸리티 토큰이다.

CPU토큰은 보상뿐 아니라 결제 용도로도 활용된다. 초반에는 체인파트너스내 여러 암호화폐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쓰이다가 향후 파트너십을 맺은 업체와 논의를 거쳐 사용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체인파트너스는 리테일과 여행, 금융, 교육 등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CPU토큰이 체인파트너스가 앞서 발행한 거래소 토큰(DAY·데이)과 스왑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그 비율이나 일정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체인파트너스 측은 백서를 통해 "데이토큰 홀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토큰 스왑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체인파트너스는 ICO를 통해 60만개 CPU를 발행할 예정이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미국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등을 통한 토큰 펀딩도 가능할 예정이다.

◇ 경험 쌓인 결과물 VS 자금 확충 위한 매개…엇갈린 반응

체인파트너스 ICO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ICO가 자금 확충을 위한 매개일 뿐’이라는 시선까지 보낸다. 반면 그간 쌓인 경험이 결과물로 나올 수 있다는 평가를 낸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ICO를 하는 과거 업체와 달리 체인파트너스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어떤 것이 되고, 안되는지, 감을 익혔다"며 "예전 ICO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경험이 쌓인 결과물을 일부 내놓고 자금 조달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ICO로 자금난을 해결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ICO를 통한 생태계 확장 목적도 있겠지만, 자금 상황을 해결하려고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체인파트너스는 지난해 시리즈 투자서 120억원 가량을 투자받았다. 사업 지연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이 달릴 수 밖에 없다.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CO 성공 시대는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였다"며 "STO(증권형토큰공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등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과거 자금조달 모델(ICO)로 얼마나 자금 확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심은 정부 규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월 ICO 투자 모집 금지 이후 부정적 기조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께 ICO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에도 정부는 투자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금지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제재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정부의 반대기조에도 알게 모르게 ICO 시도가 지속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지명도가 있는 체인파트너스가 ICO를 추진하면서 정부 기조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블록체인 업계에는 정부의 꽉 막힌 ICO 규제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고조된 상황이다.

체인파트너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ICO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자금을 조달해 생태계를 지원하는 등 더 확장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