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가 기업과 협의 없이 공식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홍보하거나 가맹점 확보 여부를 거론해 논란이다. 암호화폐 업체는 기업과 사전 이야기 없이 가맹점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기업 측은 그런 사실을 모르거나 없다고 반박한다.

테나 프로토콜 미디움 글./사진=테나 프로토콜 미디움 캡처
테나 프로토콜 미디움 글./사진=테나 프로토콜 미디움 캡처
1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일부 암호화폐 업체들이 체결하지도 않은 파트너십 여부 또는 사전 이야기 없이 결제 지원 여부 등을 공개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록체인 간편결제 앱 고페이를 운영하는 테나프로토콜은 최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롯데백화점 매장과 음식점에서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테나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반 참여자 보상 결제 프로토콜이다. 결제만 하면 소량의 테나 토큰을 보상한다.

이들은 롯데백화점을 소개하는 한편, 롯데백화점 결제 의미 등을 설명하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백화점 결제와 기존 편의점 결제 차이에도 의미를 뒀다. 고페이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바코드를 직원에게 보여주거나 온라인서 활용하면 된다고 친절히 설명한다. 이후 창에 뜨는 ‘리워드 받기’를 누르면 테나 토큰을 보상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고페이 측은 "고페이는 삼성페이 개념과 비슷하다"며 "롯데백화점 측이 고페이로 결제 가능하다는 점을 모르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며 "실생활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에 대해 고페이 결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결제 지원 여부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페이 결제 여부는 관련 부서 모두가 알지 못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업체가 관리하는 블로그에서만 소식을 알리니 기업은 이런 소식이 나왔는지 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제를 지원하는 업체가 기업과 사전 동의 없이 가맹점을 확보하는 사례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테나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됐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에 투자자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일부 테나프로토콜 투자자는 "(기업과 결제 관련해) 협의된 게 아니다보니 편의점이나 백화점 어디를 돌아다녀봐도 고페이 결제 여부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직원이 없었다"며 "신용카드 결제라고 이야기를 한 뒤 바코드를 제시하는 식이기 때문에 테나 측에서 노력해서 결제 지원이 됐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모든 가맹점에서 신용카드 바코드 결제를 지원하진 않는다"며 "결제 가능한 가맹점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곳도 많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리퍼리움도 협의 없는 파트너십 거론으로 논란을 겪었다. 리퍼리움 측은 당시 인기 온라인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펍지’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관련 암호화폐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펍지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정정을 요청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펍지 관계자는 "리퍼리움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며 "오픈 API이기 때문에 활용 여부는 상관 없지만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칫 이용자들이 공식 이벤트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이런 파트너십이 유명 게임이나 대기업을 등에 업고 홍보 및 마케팅 효과를 보기 위한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특히 암호화폐 가치를 높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테나프로토콜은 0.10달러 수준에서 롯데백화점 결제 지원 여부가 거론된 후 0.5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롯데백화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리퍼리움 역시 파트너십 공개 이후 배틀그라운드 효과를 누렸다. 이벤트 직전 하루 5600만~2억RFR 수준이던 RFR 코인 거래량은 발표 직후인 25일 56억RFR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