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빠르면 다음주 SK텔레콤이 신청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다.

25일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당초 이번 주 심사보고서를 발송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직 내부 사정으로 발송을 다음주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관련한 심사보고서의 최종 검토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측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보낼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티브로드 로고. / 각사 제공
SK텔레콤·티브로드 로고. / 각사 제공
SK텔레콤은 2월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 간 인수합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3월 28일 공정위에 양사간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본심사 신청일은 5월 9일이다.

SK텔레콤의 심사 신청 후 공정위 수장이 한동안 공석이었던 관계로 심사일정이 지체됐다. 공정위는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간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는데, 병합 심사 중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도 조만간 발송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다는 내용을 심사보고서에 담았다. LG유플러스가 전달 받은 심사보고서에는 통신업계에서 논란을 빚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매각 조건이 담기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기업결합 역시 무난히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KT 등 경쟁사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SK텔레콤의 이통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공정위 판단은 달랐다. 공정위는 8월 OTT 서비스인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콘텐츠연합의 푹 간 결합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공정위는 OTT와 이동통신 서비스 또는 OTT와 IPTV 간 결합상품 출시가 잠재적 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낮고, 결합상품 출시로 소비자 효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결합심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CJ헬로 인수를 위한 8부능선을 넘은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 분리매각이라는 암초가 있지만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승인 관문만 넘으면 된다. 반면 SK텔레콤은 공정위라는 산을 넘어도 과기정통부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도 받아야 해 사정이 복잡하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심사보고서를 받더라도 추후 전원회의와 과기정통부 승인, 방통위 사전 동의 등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