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심태보 KIST 화학키노믹스센터 연구팀이 암 세포 에너지 생성을 교란해 폐암세포 성장을 저해하는 신규 항암물질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심태보 KIST 화학키노믹스센터장. / KIST 제공
심태보 KIST 화학키노믹스센터장. / KIST 제공
KIST 연구진은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PDHK·피루브산이 산화적 인산화 경로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해 젖산 발효를 유도하는데 기여하는 효소)를 발견했다.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는 위암과 피부암, 폐암 등 다양한 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 활동을 방해하면 젖산 발효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암세포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 설명에 따르면 급속한 성장과 분열을 하는 종양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젖산 발효를 통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종양세포는 당 대사산물인 피루브산(생물체 내에서 포도당이 연소해 에너지로 변할 때 생기는 중간 물질)을 미토콘드리아로 보내지 않고 젖산염으로 변환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피루브산을 공략하면 정상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연구진이 발굴한 이 화합물은 기존 PDHK 저해제보다 폐암과 전립선암 세포 성장 저해능력과 암세포 사멸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연구진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해하고 에너지 생성 방법을 변화시키는 등 방법으로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폐암 세포 성장이 저해되고 세포 사멸 효과가 증가되는 것도 확인했다.

심태보 KIST 박사는 "암뿐 아니라 당뇨와 같이 PDHK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약물로 승인받은 PDHK 저해제는 전무하다. 때문에 혁신 신약 탐색연구가 성공하게 되면 큰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