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기고] CES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장동인 AIBB LAB 대표
입력 2020.01.06 15:03 수정 2020.01.06 15:04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기술 전시행사인 ‘CES 2020’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과 5G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새로운 기술가 서비스가 대거 등장한다. IT조선은 한해의 기술 트렌드를 미리 내다 볼 이번 행사를 심층 조명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전문가의 기고를 시리즈로 싣는다.


장동인 AIBB LAB 대표
CES2020이 1월7일에 시작한다. 작년 규모가 155개국에서 4500여개의 기업이 참여했고, 참관객은 18만명을 넘었다. 올해는 160개국에서 50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할 것이고 참관객도 2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작년에 한국에서 8000명이상이 왔다고 하는데, 올해는 1만명이 넘게 올 듯하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컨퍼런스에 가면 발표 장소, 전시장도 여러 개이고 너무 많은 정보가 일단 질리게 한다. 자연스럽게 흥미위주, 신기한 것 위주로 볼 수밖에 없다.

CES행사에서 놓쳐서는 안될 몇 가지 팁을 제시한다.

3자의 입장에 서서 보지 말라

3자적 입장에서 이러니 저러니 평가하는 것은 크게 얻을 것이 없다. 3자의 입장은 잃을 것이 없다. 3자의 입장에서는 전체의 흐름을 기술하고 몇몇 눈에 뜨이는 특이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전부다. 이러한 입장이라면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미국까지 안가도 얻을 수 있다.

제3자의 입장이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고 비즈니스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 서야 한다. 그래야 내가 속해 있는 산업의 이슈를 이해하고 그것이 CES에서는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입장에 서야 이 거대한 컨퍼런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고 무엇을 해결하려고 했는지 보라.

컨퍼런스에 와서 발표를 한 업체나 인사들도, 출품을 하고 전시를 하는 업체도 그들이 직면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문제의식을 느꼈고, 그에 대한 답을 내려고 애를 썼을 것이다.

신기한 제품은 발표 당시 ‘와우’할 뿐이 돈을 내고 사지 않는다.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고객이 당면한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서 풀었을 때다. 우리가 봐야하는 것은 그들이 직면한 환경과 비즈니스의 문제는 무엇이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환경과 비교해서 그들의 접근 방식에 대한 이해와 나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전시장 내부 모습./자료 LG전자
대기업의 신제품 발표와 신기한 데모들은 볼 필요가 없다. 대기업에서 신제품 발표를 하면 당연히 사람이 많다. 가봐야 시끌벅적 하고 그것은 미디어에서 다 커버하고 유튜브에 생중계가 된다.

그것은 나중에 읽어 봐도 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서 하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이다. 이 작은 기업들이 출품하는 제품들은 미디어에서 소개가 되기 힘들다. 따라서 발품을 팔아서 가봐야 한다. 어쩌면 이 스타트업들의 고민속에 내가 고민하는 바를 읽을 수 있고, 그들의 해결책이 내 고민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전통적인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 읽어라

어떻게 보면 CES가 이 변화를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전시회라고 생각된다. CES가 특별한 이유는 ‘소비자가전쇼(consumer electronic show)’라고 하는 특이성이다. 왜냐면 모든 제품의 포커스가 컨슈머(소비자)에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가전제품의 테두리 밖이라도 컨슈머를 위한 제품이라면 CES는 수용이 가능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드론, 메디컬 디바이스, VR, 게임 같은 것들이 전시되었다. 모든 고객이 디지털화 되니까, 고객의 기호도 디지털화 되고, 따라서 고객에 맞추어 가려는 기업은 디지털화 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다. 사실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은 ‘디지털화 된 고객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기업의 디지털화’ 이다.

따라서 CES에서는 디지털 고객을 위한 이러한 전통적 기업의 업종변화, 업종파괴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것은 CES에 유니크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잡아서 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 지를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좀 더 이를 해부해 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산업은 수직적 공급사슬로 묶여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1,2,3차협력사에 이르는 층층이 공급사슬로 묶여 있었다.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이 나오면서부터 기존의 협력체계는 무너지고 새로운 협력체계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내가 있는 산업에서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찾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파괴속에서 항상 이슈가 되는 것은 글로벌 IT 기업의 파워가 유입이 된다. 막강한 자금, 연구 인력, 데이터, 기술, 브랜드로 무장한 이들은 전통적인 산업구조가 파괴될수록 그들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언제 자신이 속한 업종에 구글과 아마존이 들어올지 모른다. 만일 들어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들어올지를 다른 산업의 예를 보아서 자신의 산업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파괴속에서 전통적인 강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기존 시장을 지킬 것인지가 매우 중요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현상이 해당 산업의 벤처기업이다.

벤처기업은 기존 전통적인 강자에게는 도전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IT 기업의 침투에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제시할 수도 있어서 전통적인 강자들이 벤처기업을 어떻게 다룰지도 매우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모든 산업에 모두 해당될 것이다. CES에서 사례 발표나 해당 산업에 대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을 때, 당장은 내가 속한 산업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들을 잘 이해하면 내 산업에서 생길 일들을 예측하고 방비할 수 있다.

AI가 전통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라.

AI가 이 시대의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 CES에서도 AI는 크게 부각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AI는 글로벌IT대기업과 벤처회사 위주로 새롭고 신기한 작은 기능을 만드는 것에 치중해 왔다. 이번 CES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전통기업에서 이런 지엽적인 기술을 쓰기에는 기업의 규모는 너무나 크고 기업의 이노베이션을 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제는 AI 2.0 시대가 왔다. 신기한 AI의 영역을 벗어나서 전통기업에 적용해서 활용이 되는 AI가 대세인 시대가 온 것이다. 이것은 선언적인 의미가 아니라, 기존 AI업체가 당면한 수익성에 대한 벤처 캐피탈들의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삼성전자는 ‘AI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한 TV를 출품한다./자료 삼성전자
그동안 벤처 캐피탈이 쏟아 부은 자금에 비해 현재 실리콘 밸리의 기존 AI업체의 수익은 미미했다. 따라서 기존 AI업체가 살아남으려면 전통적인 산업의 강자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고 그들이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AI 기업과 벤처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AI가 어떻게 전통적인 강자들 산업구조의 변화에 직면해서 이를 극복하는데 활용할 것인지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율주행기술은 법적, 사회적, 문화적, 도시구조적 면에서 파악하라.

CES의 공로 중에 하나가 자율주행차를 소개한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은 소수의 벤처 기업에서 연구되던 토픽이었는데 이것이 대중의 인기를 끌고 산업의 전면에 나서게 된 계기가 CES에서 소개가 된 이후일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서 CES 자체가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계기가 되었지만. 아마 일반인들은 언제쯤 자율주행기술이 실현될까 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이미 자율주행기술은 어느 정도 완성된 수준이다. 그러나 자율주행기술이 완전히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SK텔레콤은 CES 2020서 미디어·모빌리티 기술을 공개한다. 사진은 부스 개념도./자료 SK텔레콤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레벨1에서부터 레벨5까지 있다. 레벨4는 일반도로에서 운전자의 개입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이고 레벨5는 어떠한 상황에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레벨4, 5가 되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레벨4, 5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단계이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았는데도 차주가 사고의 책임을 지라고 하면 문제가 많다.

그렇다면 자동차 회사, 또는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한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엄청 커진다.

따라서 자율주행 레벨을 이야기할 때는 사고에 대한 책임에 대한 이슈가 항상 생긴다. 이것은 향후 자율주행기술의 확산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에 CES에 출품하는 자동차회사나 자율주행 회사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사실 위와 같은 법적인 문제는 당장은 아니지만 몇 년 내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엄청난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에 많은 자금이 투자될 것이고 기술은 개발될 것이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 사고가 발행하면 누구의 잘못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 = XAI)’라고 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 아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차가 가지고 올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 옛날 말과 마차가 다니던 시절의 도로, 시설, 건물, 문화, 마구간들과 오늘날의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시설, 건물, 문화, 주차장 등은 매우 다르다.

모든 것이 말에서 자동차로 바뀐 후 생긴 변화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시대가 오게 되면 변화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그 분야의 사업 모델을 기획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산업자체가 생길 수 있고 없어질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번 CES2020의 진면목이 무엇이 되었든 우리가 아는 만큼만 보일 것이다. 우리의 관점이 깊고 폭이 넓을수록 CES2020은 그렇게 깊이와 폭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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