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대중화 노렸던 매직리프, 기업시장으로 ‘목표 수정’

최용석 기자
입력 2020.04.23 13:01
증강현실(AR) 스타트업 매직리프(Magic leap)가 대대적인 사업 개편에 나선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일반 소비자 시장(B2C)을 포기하고, 주요 타깃을 헬스케어, 제조, 엔지니어링, 교육 등 엔터프라이즈 부문(B2B)으로 전면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매직리프는 23일(현지 시각)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회사의 사업 방향을 엔터프라이즈 분야로 전환하고, 대규모 감원을 비롯한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체 인력의 절반인 10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직리프 AR 헤드셋을 헬스케어 부문에 접목한 구축 사례 모습 / 매직리프
2011년 설립한 매직리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와 같은 AR 헤드셋을 저렴한 가격대에 선보임으로써 누구나 쉽게 AR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출범했다. 처음부터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알리바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투자자로부터 26억달러(3조2060억6000만원)가 넘는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에야 선보인 매직리프 1세대 제품의 가격은 2800달러(283만7050원)에 달해 실제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처음부터 B2B 시장을 노리고 시장을 창출한 홀로렌즈와 달리, 일반 소비 시장에서의 수요층 확보와 시장 창출에 실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매직리프는 지난해 말 기업 시장을 고려한 3000달러(369만8400원)짜리 패키지 상품인 ‘매직리프 엔터프라이즈 스위트’를 선보이면서 사업 방향이 변화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ICT 업계 전반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것을 계기로 사업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로니 어보비츠(Rony Abovitz) 매직리프 CEO는 게시물을 통해 "현재 비즈니스가 직면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매직리프의 기술 플랫폼 가치를 강조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창출하는 수익을 협상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밝혔다.

기술은 물론 상업적으로 성과를 거둔 AR 헤드셋 제품은 현재 2세대 제품까지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거의 유일하다. 2016년 선보인 1세대 제품은 개발자용 버전이 3000달러, 일반 버전이 5000달러(616만5500원)라는 고가에 선보였다. 처음부터 기업 시장에만 집중하면서 기반을 다져왔고, 현재 AR 플랫폼 개발환경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홀로렌즈는 지난 2018년 말 군용 ‘통합 비주얼 증강 시스템(Integrated Visual Augmentation System)’의 개발 및 공급을 위해 미 육군과 4억8000만달러(5919억84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사업에는 매직리프도 참여했지만, 실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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