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소재를 이용해 기존보다 감도가 660배 뛰어난 센서를 개발했다. 손가락으로 직접 터치하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1㎝ 내외서 습도 감지가 가능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습도 센서는 습도에 따라 저항이 변화하며 전기 신호 출력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감지하는 센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니터 스크린 등 터치형 제품이나 전자기기 방수 기능에 활용되며 최근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농작물 관리 스마트 팜 등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습도 센서의 감도를 높이면 접촉이 없이도 반응이 가능한 ‘비접촉식 센서’ 개발이 가능하다.
ETRI가 개발한 습도 센서 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6만6000% 이상으로 기존 센서보다 660배 이상 뛰어나다. 감지 시간도 0.5초로 5~6초씩 걸리는 기존 상용 센서보다 최대 12배 빠르다.
연구진은 양극산화알루미늄(AAO) 기판에 신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코팅해 벌집 구조를 이루는 센서로 만들어 감도를 대폭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센서의 구성 물질이 벌집 구조를 이루면 수분이나 수증기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비표 면적이 매우 넓어져 감도가 좋아진다.
최근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생활 주변 사물에 대한 위생과 소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터치식 제품을 대체할 기술로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다.
연구진은 비접촉 센서 시제품을 개발해 시연한 결과, 1cm 내외로 손가락을 가져가면 신호 감지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춘기 ETRI ICT창의연구소 신소자연구실 박사는"해당 기술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바로 기술 이전이 가능해 2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비접촉식 센서 기술이 국민 생활 편의를 더하는 동시에 공중 보건위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