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최하는 제 73차 WHO 총회에서 우리나라 대통령 최초로 기조 연설을 했다. WHO 총회는 매년 5월 194개 WHO 회원국 보건부 장관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다. 이번 총회는 애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영상회의로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열린 WHO 총회에서 "한국은 각자도생이 아닌 ‘모두를 위한 자유’ 정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 공조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열린 WHO 총회에서 국제사회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TV조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열린 WHO 총회에서 국제사회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TV조선
이번 총회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6개국 정상의 초청연설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과 공평한 보급 ▲보건취약국가에 인도적 지원 ▲WHO 국제보건규칙(IHR) 정비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서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WHO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건 취약국가에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올해 1억달러(약 1221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도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WHO 국제보건규칙 규범 정비와 국가 간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을 소개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 정신을 실천한 국민 덕에 개방성과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국이 코로나19에서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으면 새로운 대유행이 다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총회에서 문 대통령과 뜻을 함께 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제 사회에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시대는 우리 삶과 사회에 변혁적인 변화를 제시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각국의 다각적인 노력과 국제사회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총회서 ▲과학자와 보건 인력, 기업인 등 필수 인력 이동 허용 ▲코로나19 관련 정보 공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및 보급 적극 동참 등을 요청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