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코로나19 영향에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사 대부분이 예상한 10조~11조원의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은 1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어닝서프라이즈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이 견인했다.

서울 강남 소재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서울 강남 소재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2019년 동기 대비 매출은 6.45%, 영업이익은 58.1% 증가했다. 2분기 대비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50.92% 늘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2000억원이었다.

어닝서프라이즈의 원동력은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 반도체 등의 호황 덕이다.

IM 부문은 2분기 1조9500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3분기 4조원 중후반대를 거둔 것으로 예측된다. 9월 출시한 갤럭시노트20 시리즈, 갤럭시Z플립2 등 전략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기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것도 수익성 증가에 영향을 줬다. 특히 2분기 5000만대 수준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7000만대 후반으로 증가했다는 점과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 등이 IM 부분 실적에 영향을 줬다.

갤럭시노트20·20울트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20울트라/ 삼성전자
CE 부문도 생활가전 제품과 TV 판매 호조로 예상 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유럽 시장의 수요가 회복했고, 프리미엄 TV와 신가전이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을 우려한 반도체 부문도 화웨이가 미국 규제를 앞두고 긴급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주문이 늘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에서 최근 엔비디아, IBM, 퀄컴 수주가 이어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5조43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 1조원 수준의 애플의 보상금이 포함돼 흑자를 낸 디스플레이(DP) 부문은 3분기에 일회성 수익 없이도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증권가는 평가한다.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과 TV·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해서다.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 화웨이 제재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도 지속된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쯤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모바일은 애플 등 경쟁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