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2017년 3월부터 한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구축을 문제 삼으며 한국 게임에 단 한건도 판호(허가증)를 발급하지 않았다. 4년이 다 됐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하지만 무려 4년만에 한국 게임에 판호가 발급되는 사례가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2일 컴투스의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판호를 받았다. 중국 광전총국은 42개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했는데, 이 중 서머너즈 워가 포함된 것이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이미지 /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이미지 / 컴투스
서머너즈 워 외에는 ‘엘더스크롤 레전드', '나루토 얼티메이트 쇼다운',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 '콜 오브 듀티 모바일', '토탈 워 아레나', '마리오 카트8 디럭스 에디션',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등이 판호를 받았다. 모두 외산 게임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2014년 출시했다. 당시에는 판호 발급이 제한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컴투스 한 관계자는 "판호를 받았으므로 향후 중국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중국에서도 한한령으로 묶인 콘텐츠 중 하나 정도는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K팝과 게임 중 상대적으로 만만한 게임 분야를 풀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초에 각계각층에서 중국을 돕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이번 판호 발급이 앞으로 한국 게임 판호 발급의 물꼬를 틀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으로써는 이름도 모르는 소기업 보다는 컴투스 정도의 이름이 알려진 게임 기업에 판호를 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더 작은 규모 소기업은 판호를 신청할 여력도 없다"며 "이번 판호 발급은 중국이 자신들이 불공정하지 않다. 얼마든지 판호를 내줄 수 있다. 한국이 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