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골이 깊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음원 유통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가 합의를 마쳤다. 양사 모두에게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갈등을 장기간 지속하기보다는 비교적 빠르에 합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포티파이는 이번 계약으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다수 아티스트 음원을 170개 국가 3억4500만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7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지원한다고 더했다.
앞서 양사는 국내외 음원 라이센싱 계약에 합의하지 못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모회사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다. 스포티파이가 2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경쟁 관계로 떠오르자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음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업계 해석이 나온다.
스포티파이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국내 라이센싱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스포티파이 국내 서비스에서는 아이유와 임영웅, 에픽하이 등 다수 아티스트의 음원을 들을 수 없었다. 양사 간의 힘겨루기가 해외 라이센싱 재계약 논의에서도 이어지면서 기존 계약이 3월 1일 자로 종료됐지만 재계약이 바로 성사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서비스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음원을 들을 수 없게 된 이유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국내외 스포티파이 이용자 항의가 빗발쳤다. 케이팝(K-POP)을 선호하는 해외 사용자들 사이에선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음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소셜미디어상에서 ‘#카카오엠_아웃(KAKAOM_OUT)’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는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이 양사 모두에게 피해를 낳는 상황이 지속하다 보니 갈등을 유지하기보다는 합의를 택하게 된 것으로 예상한다. 스포티파이는 이번 재계약으로 음원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게 됐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음원을 내주지 않는다는 이용자 비난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더 많은 세계 음악 팬들이 우리의 아티스트를 만나고 K팝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한민국 음악 산업의 성장과 안정적인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앞으로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 레이블, 권리자 단체와의 협업으로 한국의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