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작가가 부리는데, 정작 수익 대부분을 플랫폼들이 가져갑니다. 플랫폼은 작가 복지에 신경쓰고 있다. 서비스에 먼저 투자해 궤도에 올려놓은 이후 작가와 더 많은 수익을 나누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플랫폼이 보인 태도를 보면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한 웹소설 작가의 하소연이다. 하루에 서너 시간 자면서 쓴 작품이 제법 많은 인기를 끌었다며 자랑한 그는, 이내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와 이벤트 강요 때문에 지쳤다고 말한다. 들인 노력과 거둔 성과에 비해 수익이 적은 것도 힘들지만, 그보다는 플랫폼이 작가를 푸대접하는 것, 쓰다 버리는 도구로 여기는 것이 더 힘들다고도 말한다.

웹소설이 인기를 끌자 작가라는 직업이 주목 받았다. 베스트셀러 웹소설 작가들은 글을 써서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인기를 토대로 영화나 드라마 등 2차 콘텐츠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돈다.

하지만, 실제 웹소설 작가 대부분의 생활은 곤궁하다. 하루에만 수백편씩 나오는 숱한 웹소설 가운데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나는 격으로 어렵다. 어렵게 승천해도 곧 높은 수수료의 천장에 부딪힌다.

업계에 따르면, 웹소설 플랫폼이 작가에게 받는 수수료는 30%에서 많게는 60%에 육박한다. 수수료 산정, 수익 정산 기준은 작가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작가가 작품을 알리려 플랫폼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쿠폰을 발행할 경우 추가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하지만, 이벤트나 쿠폰의 효과는 미지수라고 한다. 용이 된 작가가 도로 개천으로 들어가려는 이유를 알 법하다.

플랫폼은 해명한다. 무주공산에 가까웠던 웹소설 부문에 투자를 단행해, 어엿한 시장을 만든 공로를 알아달라고 한다. 이어 시장 규모를 키워야 작가들에게 더 많은 수익과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작가와 소통하며 수수료를 비롯한 제도를 다듬고 이벤트와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 손뼉소리는 두 손바닥이 맞닿아야 비로소 난다. 플랫폼이 노력해도 정작 작가들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허사다. 작가의 웹 소설이 없다면 시장도, 플랫폼도 없다. 시장을 만들고 작가를 대우할 것이 아니라, 작가를 먼저 대우해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작가의 창작욕을 꺾고, 신진 작가를 우대하며 키우지 않는다면 결국 시장은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우스개로 취급할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가 먼저냐, 웹 소설이 먼저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답은 명확하다. 웹 소설 없이는 플랫폼도 없다.

차주경 디지털문화팀장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