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SK텔레콤이 클라우드 사업 중 수익성이 좋지 않은 서비스들을 최근 가지치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이 비대면 시대를 맞아 ‘그룹웨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그룹웨어 솔루션을 정리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SK텔레콤이 게재한 T비즈포인트 그룹웨어 서비스 종료 안내글 / T비즈포인트 홈페이지 갈무리
SK텔레콤이 게재한 T비즈포인트 그룹웨어 서비스 종료 안내글 / T비즈포인트 홈페이지 갈무리
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20년 7월 T비즈포인트 그룹웨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이비즈웍스로 서비스명을 바꾸고 새롭게 개편했다. 서비스 사업자 이름은 SK텔레콤에서 나온소프트로 변경했다.

나온소프트는 2010년부터 SK텔레콤과 공동으로 T비즈 그룹웨어 클라우드 사업을 함께 한 곳이다. 양 사가 10년간 함께 해온 서비스였지만 SK텔레콤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SK텔레콤이 그룹웨어 사업의 정리는 클라우드 포트폴리오 재편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T비즈포인트 종료와 비슷한 시점에 SK텔레콤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클라우드베리 서비스도 종료 수순을 밟았다. 현재는 완전히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SK텔레콤의 서비스 종료 배경으로는 신규 고객확보의 어려움과 수익성을 꼽는다. 개인용 클라우드의 경우 국내외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들과 경쟁할 만한 차별성을 찾기 어렵고, 일정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기 때문에 수익성 제고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룹웨어는 B2B 솔루션이긴 하지만 대상이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하다보니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자사 그룹웨어 솔루션을 가입한 신규 가입 중소기업에 50% 할인하거나 3개월 무료지원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출혈경쟁도 불가피했다.

2014년 블로그에 게재된 T비즈포인트 홍보 이미지 / SKT T클라우드 솔루션 영업 블로그 갈무리
2014년 블로그에 게재된 T비즈포인트 홍보 이미지 / SKT T클라우드 솔루션 영업 블로그 갈무리
2014년 당시 T비즈 그룹웨어 1개의 ID당 가격이 6000원(설치형 오피스 미포함)이었는데, 나온소프트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이비즈 그룹웨어의 월 가격도 6000원이다. 솔루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셈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직원 수가 적은 곳도 많아 수익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과거 T 클라우드 비즈사업에서도 고객사 확보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클라우드의 경우 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고객이 확보되지 않아 손을 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모바일엣지컴퓨팅(MEC) 사업 등 클라우드 사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며 "나온소프트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돈을 받고 사업을 정리한 것은 아니며, 양 사의 협의 하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