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인수전 몸뺀 SKT·11번가, 라이브커머스에 방점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6.09 06:00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SK텔레콤이 본입찰에서 빠졌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는 몸집 불리기 대신 독자 성장에 나선다. 아마존 등 업체와 협업해 해외직구 특화 쇼핑 분야를 키울수도 있지만, 직구 특성상 규모가 크지 않아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평가다. 그 주인공은 인터넷·IPTV·OTT 등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 SK텔레콤
최근 있었던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국내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 간 경쟁 구도로 펼쳐진다. 적격인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SK텔레콤은 불참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 등 내부 문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몸을 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제시한 인수금액 5조원은 SK텔레콤이 안기에 벅찬 금액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베이 예비입찰 참여는 상장을 앞둔 11번가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도 나온다.

SK텔레콤과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단념한 만큼 확실한 성장동력 마련이 필요하다. 11번가 실적이 제자리 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11번가의 2020년 매출은 5456억원으로 2019년 대비 15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98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11번가는 2016년 10%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e커머스 시장 2위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11번가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로, 업계 1위인 네이버(17%)와 2위인 쿠팡(13%)과 차이가 났다. 점유율 측면에서 역성장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성장 돌파구를 아마존과의 협업에서 찾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외직구 특화 쇼핑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해외직구 거래액은 4조1094억원이었는데, 같은 해 국내 e커머스 전체 거래액이 161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해외직구 비중은 2.5%에 불과하다"며 "해외직구 시장이 급성장한다 해도 시장 비중이 낮기 때문에 11번가 입장에서 강력한 성장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11번가가 해외직구 상품 외에도 아마존의 서비스를 한국에 들여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마존의 고도화된 기술·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OTT ‘프라임 비디오' 등 서비스는 11번가의 회원을 락인(Lock in) 시키는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SK텔레콤 콘텐츠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한방은 해외직구도, OTT 서비스도 아니다. 유통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지향하는 11번가와 SK스토아 등 e커머스 사업의 성장동력이 ‘라이브커머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마존과의 협업은 소비자 눈길을 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거래액 증가 등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11번가·SK스토아에서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모습을 보인다. SK텔레콤은 SK스토아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11번가, 오케이캐시백으로 동시 송출하고, 상품 차별화에 집중한다. SK스토아는 방송 고도화를 위해 최근 업계 최고 사양의 초대형 벽면 스크린을 도입해 라이브커머스 방송 연출을 강화했다.

신양균 SK스토아 DT그룹장은 "향후 SK텔레콤 ICT 패밀리 및 스튜디오S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 단독 상품을 발굴하고, 데이터 기반 라이브커머스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