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면서 여행 테크 스타트업들이 분주하다. 멈췄던 여행 시장이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이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서면서 여행업 수요 회복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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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행 테크 스타트업들은 여행 수요 회복 대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곧 여행 시장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다양한 상품을 통합 구매 주문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앱 내 추가했다. 숙소뿐 아니라 렌터카, KTX, 레저 상품을 최대 20개까지 함께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바캉스 패키지 할인 이용권이 포함된 라이브 방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공격적 인력 채용도 시작됐다.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5월 ‘슈퍼 채용'을 강조하며 공격적 채용을 예고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엔지니어부터 디자이너, 개발자 50명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의 직원은 140명쯤이다. 여행에 필요한 숙박, 레저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한꺼번에 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하루예약 건수가 9300건에 달하는 등 여행 수요 회복에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영상 기반 여행 플랫폼 기업 트립비토즈도 대규모 채용 채비에 나섰다. 지난 3월 코로나19 이전 거래액을 돌파한 트립비토즈는 지난달엔 올해 1월 대비 사이트 접속자와 예약수가 2배 이상 늘었다. 트립비토즈도 여행 수요 확대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 인력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실탄 확보' 기회 됐다

이들이 여행 시즌 부활을 앞두고 채비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동안 향후 성장을 위한 ‘준비'에 철저했기 때문이다. 트래블 테크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여행 숙소 예약이나 가이드 서비스 등을 연결하는 기존 여행 서비스 수준을 넘어, 신사업을 발굴했고 이는 기업가치 상향이나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 9조원을 넘어선 야놀자는 클라우드 기반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사업 확장을 꾀하면서, B2B 서비스 영역을 새롭게 개척했다. 야놀자는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유망 테크 기업을 적극 인수합병해왔다.

대부분의 체인 호텔이 사업장 내 위치한 서버에 기반해 호텔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경우 서버 이동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야놀자는 이에 착안해 호텔 운영과 객실관리 등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자동화시스템(PMS)를 개발해, 세계 곳곳 호텔 체인들에 호텔 관리를 가능케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사업을 확장했다.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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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재 KB증권 연구원은 "야놀자는 2019년 2월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1위 기업인 가람정보시스템 및 씨리어러 인수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호텔관리시스템을 보유한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기존 온라인 여행사 사업자와 달리 B2B 사업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아프리카 22개국에서 5000깨 이상 호텔들에 관련 솔루션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이리얼트립은 해외 여행 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비대면 여행'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코로나19 이전까지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여행 가이드의 색다른 스토리를 지닌 투어 가이드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여행지에서 베테랑 가이드가 현지 여행을 생생한 라이브로 중계하고 비대면으로 투어 참가 고객과 소통하도록 돕는 ‘현지 라이브 랜선투어' 유료 상품 출시해 상당수 상품을 매진시키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마이리얼트립은 2020년 알토벤처스로 등으로부터 총 432억원쯤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트립비토즈는 고객이 직접 올린 영상 콘텐츠에 커머스 기능을 더해, 예약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고객 이탈률을 낮추는 새로운 시도로 산업 부진 상황을 타개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280%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트립비토즈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3개월간 약 1만명 전체 고객에게 환불 불가상품이라도 위약금 없이 환불을 진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상품을 마련하고 관광지, 숙소들을 포함해 여행 ‘플랜'을 제시해주는 전통 여행사들과 같은 상품으로는 성장을 결코 이뤄낼 수 없을 것이다. B2B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는 신사업을 마련하거나 계획과 일정,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개별적 수요에 맞춤형 상품을 전략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해당 기업들의 코로나19 이후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