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핀테크 공격적 행보에 IT인재 확보 사활

김동진 기자
입력 2021.06.20 06:00
핀테크의 금융 진출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IT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핀테크 기업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선 자체 디지털 금융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 아이클릭아트
1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각 은행이 IT인재 확보 및 디지털 인재 양성에 적극이다. 핀테크 및 빅테크 기업과의 전쟁이 불가피한 데 따른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 각종 핀테크 기업과 경쟁에서는 전통적인 은행원보다 IT와 데이터 인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200명 채용 중 절반 이상 디지털 인력 채용

가장 눈의 띄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200여명의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디지털 관련 인력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은행권 일각에서는 은행 인력의 무게 중심이 이제 창구나 경영관리에서 IT로 넘어간 상징적인 일이다라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인력 공채에 앞서서는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 현대카드 N 본부장 등을 역임한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을 영입해 독자 클라우드(KB 원 클라우드) 출시 준비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 활용 능력을 갖춰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윤 부행장을 2019년 4월 데이터전략본부장 전무로 영입했다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테크그룹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윤 부행장은 KB알버트 개발을 이끌어 화답했다.

KB알버트는 국민은행의 한글 자연어 학습모델이다. AI 은행원이 금융소비자의 말을 알아듣고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있으려면 자연어 학습모델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이 은행은 KB알버트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키오스크를 올해 안에 오프라인 지점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박기은 전무를 테크기술 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전문 인재 확보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발로 핀테크 공세에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배달앱 개발·삼성SDS 인재 영입

신한은행은 비금융권으로 접점을 넓혀 고객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달앱 개발에도 직접 나섰다. 12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는 배달앱을 통해 소상공인과 라이더를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배달앱 이용자들이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금융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 위해 창설한 통합AI센터의 센터장으로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랩(lab)장을 영입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SDS AI선행연구소에서 자연어 처리 기반 텍스트 분석 개발과 딥러닝 기반 분류·추천 모델 개발 등을 이끌었다. 김 센터장에게 AI와 금융의 접목을 통한 혁신 서비스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 밖에도 진옥동 은행장 직속으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해 김혜주 상무와 김준환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김혜주 상무는 삼성전자 마케팅팀을 거쳐 KT에서 AI와 빅데이터 융합부문 상무를 역임했다. 김준환 상무는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SK C&C 플랫폼1그룹 상무를 지냈다.

신한은행은 잇따라 디지털 부문 인재를 영입해 비금융 플랫폼뿐 아니라 기존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GLN 분사·이커머스 전문가 영입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 지급결제 플랫폼(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시키며 결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GLN은 하나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2019년 개발한 글로벌 지급 결제 플랫폼으로 금융사나 유통사, 간편결제사업자 등과 연동해 모바일로 송금이나 결제, ATM 인출 등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GLN의 자회사 분사를 통해 하나은행은 미국과 호주 등에도 결제 서비스를 선보여 디지털금융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로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또 디지털금융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직을 신설했다. 해당 직책의 주인공은 김소정 부행장이다. 김소정 신임 부행장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마케팅 부문에서 25년의 경력이 있는 디지털 전문 인재다. 삼성물산 유통사업부문 인터넷 사업무와 이베이코리아,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을 역임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김 부행장이 디지털 플랫폼과 관련 마케팅에 전문성이 있다고 봤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뿐 아니라 관련 채널을 바탕으로 MZ세대까지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김 부행장에게 기대하고 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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