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품은 올드마스터(Old Master), 인상주의, 모던 아트(Modern Art) 등과 달리 하방 위험이 낮지 않다. 몇 년 동안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작품이라 할지라도, 한순간 작품을 원하는 고객이 단 한 명도 없어 더 이상 시장에서 거래 자체가 전무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오랜 기간 동안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작가 및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갑자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 미술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10점 중 1~2점만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어도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 미술품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 미술품을 주로 구매하는 투자자의 연령대가 20~40대로 내려오고,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의 목적이 다양 해지면서이다.

아트파낸스그룹의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 Vol.106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현대 미술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6300여 개의 경매회사를 통해 거래된 현대 예술가(출생 연도가 1945년 이후인 작가들로 정의)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대 미술품의 낙찰 총액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거래된 현대 미술품의 총액은 약 9200만 달러(한화로 약 1038억2200만 원)였다. 이후 20년이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약 19억9300만 달러(한화로 약 2조 2491억 원)의 현대 예술품이 전 세계 경매를 통해 낙찰됐다. 연평균 약 16.6%씩 현대 미술품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현대 미술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지출하는 금액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낙찰 총액이 가장 높은 작가는 미국 출신의 바스키야(Jean-Michel Basquiat, 1960 ~ 1988)이다. 1480점의 작품이 경매를 통해 거래됐다. 낙찰 총액은 21억7560만1772 달러이다. 한화로 약 2조4551억6659만 원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1982년 제작된 ‘무제(Untitled)’라는 작품으로, 2017년 5월 소더비 뉴욕에서 1억1048만7500 달러 (약 1246억8514만 원)에 거래됐다. 이 작품을 낙찰 받은 이는 1975년 생의 일본 사업가 마에자와 유사쿠(Yusaku Maezawa)이다.

현대 미술품에 대한 관심은 다른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내에도 해외와 비슷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MZ세대의 컬렉터 층이 증가하고, 현대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울이 홍콩 이후의 아시아 예술 시장 허브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세계 유명 갤러리들이 국내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의 작품까지 국내에서 거래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호황기를 맞고 있는 국내 미술시장, 현대 미술 시장 또한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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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는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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