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네이버·카카오 킬러인수에 '칼' 뺀다

이은주 기자
입력 2021.07.28 06:00
기업결합심사 기준(고시) 강화 논의
미국서 촉발된 킬러 인수 제한 문제의식 엇비슷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의 사업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기업결합심사 기준(고시)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플랫폼 기업이 인수하려는 기업의 종합 평가를 강화하고 기업 심사 여부를 승인하는 조항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플랫폼 기업이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소규모 기업을 인수합병해 사업을 확장하는 ‘킬러 인수'가 어려워 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 특성을 반영한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 검토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신산업 분야에서 선도 주자가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생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킬러인수'의 부작용을 살펴보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작업으로 보인다.

당시 조성욱 위원장은 공정위와 한국법경제학회가 공동으로 연 '신산업분야 경쟁 제한적 M&A와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기업 결합 심사에서 자산·매출액 기준 외에 인수금액 기준을 도입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킬러 인수가 늘면서 경쟁이 제한되고 독과점의 폐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는 주요 플랫폼 기업이 인수하려는 스타트업의 잠재성을 종합 평가해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공정위는 플랫폼이 인수합병하려는 기업에 ‘정성 평가’를 강화하는 조항을 추가한다.

그간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시 인수 기업의 규모와 매출액·자산·시장점유율 등 정량적 요소만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규모와 질, 성장 가능성, 기업 혁신 능력 등 잠재성을 종합 분석해 기업결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들의 소규모 기업 인수 승인 여부는 인수 기업에 대한 당국의 평가, 분석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촉발된 킬러 인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엇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7월 10일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법무부 반독점국과 연방거래위원회(FTC)로 하여금 기업결합 심사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또 과거 정부서 일어났던 인수합병까지 다시 들여다보도록 했다. 실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과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던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적합성을 재검토하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기업의 잠재성 평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잠재성 편가에는 예측 영역이 개입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정위의 분석 능력이 요구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심사 기준에 온라인 플랫폼 특성을 감안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을 개정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금방 정해지지도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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