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급성장하지만 저작권 인식은 바닥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9.18 06:00
최근 온라인 명품 소비 시장이 급성장으로 명품 구매 플랫폼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해외 명품 판매 사이트의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무단 도용하는 사례가 수면위로 올랐다. 상품 이미지·정보 무단 도용은 저작권법 위반이다. 게임·웹툰·드라마·영화 등 K콘텐츠가 세계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가운데, 명품 유통업계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란의 매치스패션 무단 크롤링 사용 예시, 상품 사진과 정보를 도용했다. / 스마일벤처스
17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동종업계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을 부정 상품정보 취득과 정보통신망 침해 등을 이유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스마일벤처스가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3사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허위∙과장 광고 및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기망하고, 은닉하거나 부정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일벤처스에 따르면 피고발인 3사는 글로벌 명품 온라인 판매 채널 ‘마이테레사(MYTHERESA)’, ‘매치스패션(MATCHESFASION)’, ‘파페치(FARFETCH)’, ‘네타포르테(NET-A_PORTER)’, ‘육스(YOOX)’ 등 업체의 상품 사진과 정보를 무단 도용했다. 법무법인 세움은 이들 업체의 무단 크롤링은 심각한 저작권법위반, 정보통신망침해죄 등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상품 정보 등을 무단으로 복제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약관에 밝히고 있다. 또 웹사이트 무단 크롤링을 막기위해 글로벌 보안업체와 계약했다. 고발장을 낸 스마일벤처스는 이들 해외 명품 유통업체들과 정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법무법인 세움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는 병행수입, 구매대행 등 복합적인 상품 공급 형태가 섞여 있는 유통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와 ‘정식 파트너 관계’ 또는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등으로 표시하며, 공식 루트를 통해 ‘100% 정품’을 판매하는 믿을 만한 플랫폼으로 과장 광고하고 있다. 특히, 계약 체결 사실이 없는 해외 유명 온라인 플랫폼과 정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는 것처럼 허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호석 세움 대표 변호사는 "피고발인 3사는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와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당한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광고하거나 상품의 정확한 판매처를 의도적으로 숨김으로써 표시광고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는 물론 그와 정당한 계약을 체결한 고발인 회사도 계속하여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현재 스마일벤처스로부터 고발당한 3사는 해외 플랫폼들과의 계약 관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문제로 지적된 표시를 전부 삭제하거나 변경하고 있다.

고발사실이 기사화된 이후 트렌비의 웹사이트에 표시된 해외 플랫폼의 이름이 들어간 문구가 사라지거나, 판매자로 등록된 해외 플랫폼의 이름이 대부분 ‘트렌비 프리모클럽’으로 대체된 상태다. 발란 또한 판매자로 등록된 해외 플랫폼의 이름을 대부분 삭제하거나 발란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위 3사는 해외 플랫폼의 이름만 삭제하고 있을 뿐 여전히 도용한 데이터베이스상의 상품이미지와 정보를 그대로 게시한 채 상품 판매를 유지 중이다. 판매자의 정확한 정보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스마일벤처스에게 고발당한 3개사는 해외 명품 유통채널과 계약 관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없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이번 논란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 전체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명품 유통업체들의 낮은 저작권 인식에 있다. 과거와 달리 한국은 현재 게임과 음악, 웹툰,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시장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보이고 있고 국가경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일부 유통업체가 해외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K콘텐츠 산업을 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의 발전에는 성장통이 따를 것으로 본다"며 "범죄의식 없이 자행된 부정행위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명품시장은 코로나19 보복소비 심리를 등에 업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성장한 명품업계의 불문율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깨진 상황이다. 국내 명품시장은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와 함께 명품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온라인 채널을 선호하면서 온라인 판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 온라인 매출도 상승세다. 롯데온의 4~8월 명품 부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8.9%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1~8월 더현대닷컴·현대H몰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온라인몰 매출도 전년 대비 91.2%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 SSG닷컴의 명품 매출 역시 올해 1~8월 기준 전년 대비 47% 신장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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