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 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글로벌 사업에 매진해 온 젊은 리더의 파격 선임을 계기 삼아 해외 사업을 보다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네이버가 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CEO(오른쪽) 내정자와 김남선 CFO내정자를 선임했다 / 네이버
네이버가 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CEO(오른쪽) 내정자와 김남선 CFO내정자를 선임했다 / 네이버
네이버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최 책임리더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졸업 이후, 네이버 전신인 NHN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하다 변호사에 도전했다. 연세대학교 로스쿨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금융과 인수합병 등을 다루는 변호사로 일했다.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글로벌 사업지원부를 이끌었다.

최 책임리더는 2019년 이해진 GIO가 해외 유망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시킨 글로벌사업지원부로 입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GIO가 직접 해외사업을 추진하면서 TF형태로 출범시킨 부서에서, 최 책임리더를 파격적인 조건에 입사시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책임리더는 부서에서 해외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을 담당했다.

다만 최 책임리더를 파격 발탁하는 과정에서 내부 우려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책임리더의 입사 경력이 지나치게 짧은데다, 인수합병 추진 등에 이력이 쏠려 있어 네이버 내 서비스 경험이 적다는 평가다.

네이버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네이버 내 C레벨과 CIC대표들 사이에서 반발이 적지 않아 공동대표체제도 무게를 두고 고심했다"며 "다만 이 GIO의 의지가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최 책임리더는 율촌 변호사 시절에서도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 책임리더는 율촌 법무법인에서도 능력이 출중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 그가 급작스러운 네이버행을 택해 해당팀에서 최 책임리더를 잡았다는 후문도 있다"고 전했다.

새 CFO(최고재무책임자)에는 김남선 투자글로벌인수합병 전담조직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김 책임리더는 1978년생으로 M&A전문가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근무를 거쳤다. 모건스탠리, 맥쿼리 자산운용 등 투자 업계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김남선 책임리더는 2020년 네이버에 합류한 이후 왓패드 인수, 이마트 신세계와 지분교환 등 빅딜을 주도했다.

두 젊은 리더 키워드 ‘글로벌’

두 내정자는 공통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인사는 이해진 GIO가 강조하던 ‘젊은 리더'와 ‘글로벌 사업’이라는 키워드에 맞춘 결정이라는 평가다. 실제 네이버는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수하고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이날 "네이버 이사회와 경영진은 네이버가 글로벌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 하에 차기 CEO를 추천하고 검증했다"며 "새 경영진은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선제적인 기술과 인력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사업 발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 책임리더에 대해서 "이사회는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책임리더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영 체계를 탄탄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의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새 경영진 인사는 내년 3월 네이버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확정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