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성수기 앞두고도 울상인 장난감업계

김형원 기자
입력 2021.12.01 06:00
장난감업계 최대 성수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업체들의 표정이 어둡다. 성수기 실적을 견인할 신상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장난감 전체 시장을 이끄는 메가히트 콘텐츠와 상품이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 어린이 인구수도 꾸준히 감소해 시장 규모 마저 축소되고 있다. 몇몇 업체들이 성인층을 겨냥한 제품과 신사업으로 실적 반등을 노려보지만 쉽지 않다. 장난감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불황을 타파를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장난감 전문 매장 / 김형원 기자
크리스마스는 장난감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12월 매출이 연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장난감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쯤이다.

장난감 시장은 11월부터 12월초까지 신제품을 쏟아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린이들의 시선을 훔칠 장난감이 없다. 기존 스테디셀러 상품이 올해 성수기 신제품 공백을 메우는 모양새다.

장난감업계가 신제품을 쏟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불확실한 시장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상품을 내놓기까지 회사는 개발·제조비 등 많은 돈을 들여야 하지만, 시장이 불안한 탓에 한 번에 큰 돈을 투자하기에는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력부족로 인한 중국 공장 생산성 저하와 글로벌 물류대란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줄어든 실적에 업체들의 투자 지갑은 더 굳게 닫혔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외국 기업 레고를 제외한 국내 주요 장난감 업체들의 실적이 꺾였다. 매출 규모로 업계 선두기업으로 손꼽히던 영실업은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239억원 감소한 105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 줄었다. ‘터닝메카드' 시리즈로 유명한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57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레고코리아의 경우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오른 15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 장난감 업체들이 불황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레고가 나홀로 고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장난감업계는 레고가 불황 속에서도 성장한 이유가 ‘폭 넓은 소비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것이 매출 성장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레고는 마블, 스타워즈, 고스트버스터즈 등 성인 소비층의 시선을 끄는 상품을 다수 내놓았고, 게임 콘텐츠에 뺏긴 어린이들을 소환하기 위해 닌텐도와 손잡고 ‘레고 마리오'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십분 활용했다. ‘레고(LEGO)'라는 브랜드 파워도 엄마들의 지갑을 열게했다.

반면, 한국 장난감업계가 투자하는 콘텐츠는 ‘어린이용'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수년전 국내 장난감 시장을 흔들었던 메카드 시리즈 역시 어린이 전용 콘텐츠고, 현재 여자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평가받는 ‘캐치! 티니핑'도 어린이만을 위한 콘텐츠로 개발됐다.

장난감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장난감 시장을 살려낼 수 있는 원동력은 ‘콘텐츠'라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장난감 시장은 ‘어린이'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해외 시장과 달리 소비층이 좁은 것이 문제다"며 "레고 구매자들은 박스도 소중하게 보관하지만 국내 장난감은 아직 박스까지 보관할 만큼 가치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장난감 가치를 높이는 것은 결국 콘텐츠다"고 말했다.

레고 스토어 / 김형원 기자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