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이 5일(현지시각) 개막한 CES 2022에서 상하로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유사하다. 폴더블폰을 통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에는 위협이 될 만한 소식이다.

TCL이 공개한 폴더블폰 ‘시카고’는 갤럭시Z플립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조개껍데기) 형태다. 화면을 펼치면 6.67인치 크기이며, 접었을 때 전면 오른쪽에는 1.1인치 세로 보조화면이 탑재됐다.

TCL이 공개한 폴더블폰 ‘시카고’ / 이광영 기자
TCL이 공개한 폴더블폰 ‘시카고’ / 이광영 기자
폴더블폰의 약점인 접히는 부분 주름은 양호한 수준으로 보였다. 접히는 부분이 쭈글쭈글해지거나 무늬만 폴더블인 일부 중국산 폰과는 달랐다.

TCL 부스 직원은 시카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제품은 아직 시제품으로, 출시 시점이나 출고가격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디자인 탄생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이 핫한 제품이다"라며 "TCL은 오랫동안 (폴더블폰을) 전시해왔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혁신 제품을 만드려 노력 중이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잇따른 폴더블폰 출시는 삼성전자의 강점을 약화시키고 중국 시장 반등 노력을 무력화 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은 900만대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88%를 차지하며 독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화웨이, 오포 등 다수 중국 기업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었고, TCL까지 추격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는 무너질 위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같은 시장 추세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2022년 85%로 소폭 하락한 뒤 2023년에는7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직속으로 ‘중국 사업 혁신팀’을 신설했다.

노태문 MX(모바일 경험)부문 사장은 5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묻는 질문에 "한종희 부회장 중심으로 중국 사업 혁신팀을 만들었고, 여러 분석과 고민을 기반으로 휴대폰 비즈니스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노력으로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지표 등 지수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중국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고,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보다 잘 준비해서 조금씩 개선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