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올라야 시총 1조 넘는 안랩, 보안 1등 기업의 민낯

류은주 기자
입력 2022.01.17 10:41
안철수 대선후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주가가 대선 시기를 맞아 널뛰는 중이다. 안랩은 국내 1위 정보보안 기업이지만 대선 때마다 정치 테마주로 얽히며 기업 가치가 들쭉날쭉한다. 실제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매번 정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 1위 보안 기업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14일 기준 안랩 주가는 10만4400원, 시가 총액은 1조454억원이다. 12월 중순만 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가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50% 이상 올랐다.

안랩 사옥 / 안랩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안랩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이유는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율 상승 때문이었다.

2021년 10월 29일 안랩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을 때 안랩의 주가는 전일 보다 1000원 오른 8만2000원이었다. 하지만 11월부터 12월 초까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처음으로 10%를 넘겼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온 2021년 12월 30일부터 안랩 주가가 20% 이상 급등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안랩 주가는 5일 12만원을 찍은 뒤 조금씩 하락했지만 여전히 1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안랩의 이 같은 주가 움직임은 5년 주기로 되풀이된다. 창업자인 안철수 후보가 대선 주자로 등판한 2012년과 2017년에도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전력이 있다. 실적이나 사업과 별개로 최대 주주인 안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회사의 주가가 두 배가 됐다 절반으로 쪼그라드는 모습을 10년째 반복 중이다. 정치 테마주로 거듭 엮이는 것이 안랩의 기업가치와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안랩 주가 추이 / 네이버 주식 갈무리
보안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과 회의론이 엇갈린다. 초반에는 안 후보가 당선되면 보안을 포함해 ICT 시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그다지 높지 않기에 당선될 가능성은 적었다. 게다가 다른 대통령들은 사이버 보안 관련 정책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다 보니 대선이 끝난 후에 사이버 보안 산업은 다른 산업들에 밀려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안랩은 국내 1위 정보 보안 기업이지만, 연 매출은 20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중견기업 규모다. 10년 동안 성장을 하긴 했다. 2011년 안랩의 매출은 1032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이었다. 2020년 안랩의 매출은 1782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 규모로 늘었다. 하지만 보안 시장의 평균 성장곡선과 비교하면 실적 성장은 더딘 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0년 국내 정보보안 총매출액은 1조2378억원, 2020년 정보보안 총매출액은 3조9074억원이다. 10년간 시장이 3배 이상 커졌지만 안랩은 여전히 매출이 1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안 업계는 국내 정보보안 기업이 크지 못하는 이유로, 정부나 기업의 관심 부족과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 문화가 정착이 안 된 탓이라고 지목한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처럼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을 넘어서 사이버 안보로 확장했듯이 위에서 움직여야 바뀔 수 있지만, 역대 대통령 중에서 보안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공약을 걸었던 경우는 없었던 걸로 안다"며 "민간은 물론 공공에서도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후 계속해서 수정 요청을 하기 때문에 보안 솔루션은 투자대비수익률(ROI)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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