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맘스터치, 상장 폐지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할까

김형원 기자
입력 2022.01.24 06:00
맘스터치가 자진 상장 폐지를 택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공시로 실적을 공개하면 이에 불만을 품은 가맹점주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의견도 나온다. 상장 폐지가 지속적인 성장과 사업 확장을 위한 정답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맘스터치는 20일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매수 가격은 1주당 6200원이다. 매수 예정 수량은 발행 주식 총수의 15.8%인 1608만7172주다.

맘스터치 측은 상장 폐지 이유로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영 활동 유연성과 의사 결정 신속성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상장사인 만큼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면 가맹점 매출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상장 폐지가 가맹점주들의 목소리를 막는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되면 프랜차이즈 본부 측의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 만큼 점주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고 낼 수 있는 반발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정적인 보도가 나와 가맹점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맘스터치는 2021년 3월 가맹점주들이 프랜차이즈 본부 측의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해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려고 하자 이를 주도한 서울 상도역점장에게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원부자재 공급 등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맘스터치 갑질' 기사가 양산되는 단초가 됐다. 맘스터치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맘스터치가 상장 폐지 이유로 내세운 ‘신속한 의사결정'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이 빠른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이 장점인 스타트업이 상장을 통해 유니콘으로 성장하려 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증시에서 진검승부를 겨룬다. 맘스터치의 이유대로 라면 극단적으로 주식시장은 성립할 수 없다.

식품업계에서는 맘스터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이 적다는 점이 상장 폐지를 결정하게된 이유라고 분석한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케이엘해마로사모투자합자회사는 2020년 2월 하림지주에게 지분 5%쯤을 넘기는 것으로 198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하림 입장에서는 맘스터치가 치킨 위주로 영업하고, 매장 수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352개로 국내 6대 햄버거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한 만큼 맘스터치를 통해 외형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맘스터치 실적도 호조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2216억8646만원, 영업이익은 292억4498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4.4% 영업익은 53.9% 증가했다. 상장 폐지의 목적이 사모펀드가 향후 맘스터치를 매각하는 과정에서의 잡음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내 2호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사인 맘스터치는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우회 상장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파트너스는 2019년말 특수목적회사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지분 57.85%를 1973억원에 사들였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이후 지분을 2021년 3분기말 기준 67.49%로 늘렸다.

이번 맘스터치 상장 폐지는 ‘동반성장’ 측면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ESG 트렌드와 더불어 판매자도 ‘고객'이란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맘스터치의 상장 폐지가 ‘신속한 의사 결정’ 보다는 추후 매각을 고려한 사모펀드의 이익과 가맹점 반발을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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