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 구축에 나선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삼성SDI가 가장 먼저 구축에 나서면서 뒤쳐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전고체 전지 라인 구축 시점’을 묻는 질문에 "삼성이 (전고체 배터리를) 좀 빨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파일럿 라인’ 착공을 언제쯤 들어갈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지동섭 SK온 대표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삼성SDI 부스를 방문한 모습 / 이광영기자
지동섭 SK온 대표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삼성SDI 부스를 방문한 모습 / 이광영기자
앞서 삼성SDI는 최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파일럿 라인은 6500㎡(2000평) 규모로 구축된다.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전지다. 유기 용매가 없어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이 향상되고, 음극을 흑연/실리콘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지 대표는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배터리) 생태계가 함께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태계가 잘 육성되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위기에 따른 회사의 고민에 대해 "생태계 발전을 위해 소재와 원자재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2차전지 펀드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차전지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20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연구개발(R&D) 혁신펀드'를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공동 출자하고 유망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지원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이 펀드는 정부 정책자금 300억원과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3사의 출자금 200억원, 기관투자자 등 민간출자 1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