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40조원 늘면서 총 3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간수익률은 전년보다 떨어지면서 지갑은 오히려 홀쭉해 졌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95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0조1000원(15.7%) 늘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190조원, 2019년 221조2000억원, 2020년 255조5000억원으로 매년 늘어 나는 추세다.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 변동 추이와 구성비/금융감독원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 변동 추이와 구성비/금융감독원
적립금은 늘었지만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1년 전보다 0.58%p 하락한 연 2%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까지 초저금리가 지속하며 예·적금 수익률이 낮았고 지난해 주식 시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 및 10년 연간 환산 수익률은 각각 1.96%와 2.39%로, 보다 공격적 투자를 하는 실적배당형의 연간 수익률(6.42%)이 원리금 보장형(1.35%)보다 높았다.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건 확정급여형(DB)으로 58%(171조5000억원)를 차지했다.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이 26.2%(77조6000억원),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15.7%(46조5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상품유형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이 86.4%이고 실적배당형이 13.6%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전년보다 2.9%포인트 늘었다.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퇴직연금 연도별 및 유형별 수익률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연도별 및 유형별 수익률 /금융감독원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39만7000여개 중 95.7%가 일시금을 선택했다. 일시금을 선택한 경우 평균 수령액은 1615만원에 그쳤다. 나눠서 받기에 적은 액수다. 연금 방식으로 받기로 한 4.3%의 평균 수령액은 1억8858만원이었다. 연금 방식 수령 비중은 지난해보다 1%포인트 늘었다.

퇴직연금 상품의 점유율을 보면, 절반가량(50.6%)이 은행에서 가입했다. 그다음으로 생명보험(22%), 금융투자사(21.3%), 손해보험(4.8%), 근로복지공단(1.3%) 순이었다.

손희동 기자 sonn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