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케이뱅크 예금 잔액의 절반 정도가 업비트 예치금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논란거리다. 이 자금으로 이자장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16일 케이뱅크는 올 1~3월 석 달간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245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23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인 225억원도 넘어섰다.

고객수와 여수신 잔액의 꾸준한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717만명이었던 고객수는 올 1분기 말 750만명이 됐다. 한 분기 사이에 33만명 늘었다. 지난해 말 7조900억원이었던 여신은 1분기 말 7조8100억원으로, 11조3200억원이었던 수신은 11조54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82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여신은 약 4조원, 수신은 약 3조원 늘며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1억원의 손실을 냈던 연계대출 수수료, 제휴사 펌뱅킹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은 19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순이익 규모 확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이면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밝혀져 자체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에 예치된 업비트 투자자 현금이 5조500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예금 잔액 11조54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 자금의 일부가 케이뱅크의 대출 등 영업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 투자자가 케이뱅크의 본인 인증을 거쳐 업비트에 입금하면 해당 자금은 케이뱅크의 법인계좌로 이체된다. 문제는 법인계좌로 이체돼 예금자 보호가 어렵다는 점이다. 법인계좌인 탓에 업비트 예치금 5조5000억원 가운데 예금자 보호 적용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투자금 일부를 대출에 활용한 것은 맞지만,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케이뱅크는 "뱅크런 발생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자금 회수를 위해 업비트 예치금을 단기 국공채 등의 포트폴리오로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으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특금법에 따라 투자자 예치금을 법인계좌 형식으로 보관하는 것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