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I 적극 활용…일상생활 앱처럼 변신 시도

은행권이 비대면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는데 바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은행권 주요 채널이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비대면 상담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명확인 기능을 확대적용 하는 등 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인증(DID) 기술을 활용,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뱅킹앱에 적용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행정안전부 앱을 통해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받아 대면·비대면 실명 확인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신분증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비대면 거래 시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사용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명 확인 과정에서 신분증을 직접 촬영해야 했던 기존 방법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된 디지털 신분증으로 실명확인이 가능해지는 만큼 은행앱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은행의 설명이다. 앞서 22일 우리은행은 분산신원인증 기술을 활용해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격증을 발급·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격증명 전자지갑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8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전국 발급 개통식'에 참석해 "모든 거래에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금융 소비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비대면 금융 거래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도 뱅킹앱에 도입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28일 모바일앱 '하나원큐'에 인공지능(AI)뱅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AI뱅커에는 금융시장, 환율 전망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브리핑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된 AI뱅커는 딥러닝 기반으로 구현돼 말하는 입모양, 제스처, 표정 등이 실제 은행원이 설명해주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을 전면개편, 일상생활 위주의 앱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은 앱내 KB금융그룹 서비스의 메뉴를 고객의 흥미와 관심 위주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식, 카드, 자동차, 통신 등 10개 카테고리를 통해 직관적으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KB스타뱅킹의 계열사 콘텐츠를 처음 접해보는 고객도 쉽게 이용하도록 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계열사 연동도 강화됐다. KB스타뱅킹은 은행업무뿐 아니라 KB페이(KB국민카드) 온·오프라인 결제, KB차차차(KB캐피탈) '매물조회', KB증권 계좌개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별도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KB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매매', '공모주 청약', KB손해보험의 '미니보험(하루운전자보험 등)', KB생명보험의 '연금보험' 등 41개의 서비스가 이번 개편에서 새로 추가됐다.

공준호 기자 junok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