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숨은 지식이 있다.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신기한 느낌이 드는 잡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게임 업계가 요즘 가장 많은 관심을 두는 단어 중 하나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이다. IP란 법령, 조약에 의해 인정되거나 보호되는 지식재산의 무형적 권리다. 2011년부터 시행된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르면 지식재산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 경험 등으로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 정보·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IP는 너무도 강력해서 이미 캐릭터에 팬들의 애착이 형성돼 있다. 이때는 기업이 특별히 뭘 하지 않더라도 팬들은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어떤 IP는 처음부터 새롭게 애착을 만들어야 한다. 업계가 좋은 IP를 보유하고, 지키는 데에 관심을 높이는 이유다. 인수 계약을 맺고 좋은 IP를 확보하려고 하거나, IP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 소송을 벌이는 일이 부지기수로 이뤄지는 배경이다.
이를 이유로 게임업계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자산에서 유형자산 비중은 줄이고, 지식재산을 포함한 무형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 대형기업 500개로 구성된 S&P 500 자산을 살펴보면, 무형재산 비중은 1985년 32%에서 2010년 80%로 늘었다. 무형재산 중 지식재산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10%에서 2010년 40%까지 늘었다.
이런 지식재산권의 개념은 지식 저장 매체의 등장과 함께 발전했다. 15세기 인쇄혁명 전에는 추상적인 개념을 저장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쇄물이 지식과 생각을 담기 시작하면서 지식재산은 시장에서 교환가치를 갖는 상품이 됐다. 저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만들게 됐다. 다른 사람의 지식과 생각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담은 책을 구입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은 것이다.
지식재산권은 보호 목적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산업 분야 창작물은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디자인권을 포함하는 산업재산권으로 보호한다. 문화예술분야의 창작물은 저작권으로 보호한다. 반도체 배치설계처럼 사회·과학기술 발전으로 출현하는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신지식재산권도 있다.
문제는 이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다. 다양한 조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알고 할 때도 있지만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뜻한다. 인간이 주체가 돼 창작성을 갖고 외부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 저작물로 인정받는다. 소설·시·논문·강연·연설·각본 등 어문저작물, 음악, 미술, 건축, 사진, 영상, 지도 등 도형,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등 다양하다.
저작물 권리 침해 판단 기준은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법에서 규정하는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저작물에 대해 가지는 인격적인 권리인 반면 저작재산권은 경제적 권리를 의미한다.
게임의 인터페이스 등을 그대로 따라하면 저작권 침해가 된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 콘텐츠나 규칙을 다소 유사하게 채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게임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는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이지만,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문자열의 문법이 실제로 유사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게임 제목은 저작권보다는 상표권으로 보호받는 경우가 많다.
독창성이 있는 경우 게임의 배경이나 캐릭터, 아이템, 인터페이스 등 시각 요소, 게임 이야기나 시나리오가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 [오시영의 겜쓸신잡] 디아블로2 '메피스토'의 유래는 괴테 '파우스트'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바람의나라 연, 달맞이하면 바람개비 주는 이유
- [오시영의 겜쓸신잡] 골프게임 전성시대, 골프 용어 총정리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스탑 사태 원인된 '공매도'
- [오시영의 겜쓸신잡] 메이플 이용자 한데 뭉쳐준 '헌혈'
- [오시영의 겜쓸신잡] 데스티니차일드 '바토리'의 원형은 피로 목욕하는 악녀(?)
- [오시영의 겜쓸신잡] ‘깨알 재미’ 주는 게임 속 ‘이스터에그’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 속 '소 괴물'의 모티프가 된 미노타우로스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 속에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퍼진다면?
- [오시영의 겜쓸신잡]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속 ‘불후의 명곡’ 유래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사이버펑크 2077 '광과민성 발작' 조심하세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잊어선 안될 역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바로알기
- [오시영의 겜쓸신잡] SNK 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카카오게임즈 '오딘'의 세계, 북유럽 신화와 비교하면
- [오시영의 겜쓸신잡] LoL '색약 모드'를 마련한 이유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한복은 명나라 의복 개량한 것' 황당 주장 팩트체크
- [오시영의 겜쓸신잡] 데뷔곡 조회수 3억8000만, 가상 걸그룹 'K/DA' 아시나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이것도 '너프'해 보시지! 근데 너프가 뭐지?
- [오시영의 겜쓸신잡] 소닉은 왜 고슴도치일까?
- [오시영의 겜쓸신잡] '풋볼매니저' 게이머, 진짜 축구감독 되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GTA5 주인공, FBI의 '공공의 적 1호'였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사진 한 장’보다 게임 용량이 작다고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바람의나라 연 '환두대도'는 실존 무기?
- [오시영의 겜쓸신잡] 스타크래프트 '유령'같은 초능력 요원 실제 있었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배그처럼 ‘프라이팬’으로 총알 막을수 있을까?
- [오시영의 겜쓸신잡] 맵 크기가 한국·지구·우주만한 게임이 있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조선시대 게임 주인공이 외계인과 조우한 까닭은?
- [오시영의 겜쓸신잡] 타이쿤 게임 출시한 잠실의 랜드마크 '롯데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