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미래는 언제나 실제를 앞선다. 100년 전 상상했던 21세기가 모두 날으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2000년 우리는 무엇을 상상했을까. 마소 2000년 10월호에는 ‘굿바이 케이블, 헬로우 블루투스’라는 특집 기사가 실렸다. 당시 막 태동하던 블루투스는 아직은 사용 환경이 미약하지만 앞으로는 거의 모든 유선을 없애버릴 네트워크의 혁명으로 추앙됐다.
블루투스의 시작에 대해 잠깐 언급해본다. 1994년 에릭슨(Ericsson)사는 소비 전력이 낮고 가격이 싼 무선 인터페이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IBM, 도시바, 인텔 등이 참여하면서 블루투스 SIG라는 연구그룹이 발족됐다. 1999년에는 블루투스 기술이 첫 공식 발표됐다.
"이제 자동판매기에서 블루투스 휴대폰으로 음료수를 구매하고 영화 티켓까지 핸드폰으로 구입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예측을 했는지 요약해본다.
● 모든 기기의 동기화 - 블루투스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 휴대폰 정보를 자동으로 동기화 시켜줄 것이다.
● 선 없는 컴퓨터 - 유선 연결 없이 프린터, 스캐너, 인터넷 연결까지 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키보드와 마우스를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과 비디오를 곧바로 전송 - 카메라와 휴대폰 또는 휴대형 PC(PDA, HPC 등)가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카메라의 사진 및 영상 파일을 곧바로 누구에게든 전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인터넷 브리지 -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게이트웨이를 찾아 연결시켜주면 사용자의 컴퓨터는 언제나 무선인 상태에서도 인터넷에 있도록 해줄 것이다.
무선의 컴퓨터 환경, 자동차 핸즈프리 등은 이러한 예측에 맞춰 기술이 발전하고 PC 사용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지금의 모습과 일치한다. 물론 무선 인터넷이나 파일 전송 등은 와이파이(WiFi),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어 당시 예측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늘 인간은 과장되고 허황된 상상을 했지만 결국 그러한 상상이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준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2022년 블루투스 시대가 됐다는 사실 하나가 이를 증명해준다.
- [그때 그 시절 IT] ⑮ 판도라TV가 유튜브에 자리를 뺐겼던 이유
- [그때 그 시절 IT] ⑭ 무선 인터넷의 신세계 '와이브로'
- [그때 그 시절 IT] ⑬ OTT에는 있고, IPTV에는 없었던 것
- [그때 그 시절 IT] ⑪ "최신 386 CPU로 PC 조립 해보니"
- [그때 그 시절 IT] ⑩ MS, '안드로이드-iOS'에 모바일OS 밀린 이유
- [그때 그 시절 IT] ⑨ 스마트폰 등장 이전 모바일 기기의 태동
- [그때 그 시절 IT] ⑧ ‘구글신’·‘네이버에 물어봐’… 검색시장 신화를 쓰다
- [그때 그 시절IT] ⑦ 야후·심마니·한미르·엠파스… 검색엔진 르네상스
- [그때 그 시절IT] ⑥ "창이 열리네" 윈도 OS 초대박 시장이 열렸다
- [그때 그 시절IT] ⑤ 메가에서 기가로… '386 컴퓨터' 32비트 신기원
- [그때 그 시절 IT] ④ IBM·애플의 동맹… "타도 윈도우+인텔"
- [그때 그 시절IT] ③ 1TB는 상상불가… 사진 1000장 저장 자랑한 CD의 몰락
- [그때 그 시절 IT] ②1989년 출시한 시조새 맥북의 스펙은?
- [그때 그 시절 IT] ①21세기를 밝혀줄 64비트 프로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