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장치 용량표기, GB·TB지고 GiB·TiB 뜬다

  • 오국환
    입력 2013.04.16 12:25 | 수정 2013.04.16 17:23

     


    하드디스크(HDD),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용량은 언제나 표기된 것보다
    작다. 이는 각종 저장장치의 용량 표기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문제다.


     


    2진수를 사용하는 PC는 10의 3제곱을 1024로 인식하는데
    비해, 10진수를 사용하는 사람은 1000으로 인식하는 것. 여기에 플로피 디스크 시절부터
    저장장치 제조사들은 제품의 용량표기를 1000에 맞춰 왔다. 정작 PC는 1024를 10의
    3제곱으로 인식하는 데도 말이다.


     


     


    용량이 크지 않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저장장치 용량이 커지며 표기된 용량과 실제 사용 가능 용량 사이의 간극이
    넓어진다. 예컨대, 1TB(테라바이트)로 표기된 HDD를 구매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약 930GB(기가바이트) 남짓이다. 표기된 용량과 달리 70GB 가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표기된 용량이 크면 클수록 사용하지 못하는 공간
    역시 더 커진다.


     


    용량을 표기하는 kB, MB, GB, TB 등의 표기법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 TB(테라바이트) 용량의 드라이브가 출시된 지금, 표기된 용량과
    사용 가능 용량의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지자 사용자들 사이에서 무언가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 사용자들 스스로 대안을 찾다


     


    저장장치 제조업체들은 아직도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SSD 사용자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실제 PC가 인식하는
    용량을 표기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안 표기법이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

    1998년
    IEC(국제전지표준회의)에 의해 제정된 이진 표기법은 기존 표기법에 컴퓨터의 이진
    단위를 나타내는 'binary'의 알파벳 'i'를 추가해 표기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기존의
    'MB'는 이진 표기법으로 'MiB'로 표기되며, '메비바이트'로 읽는다. 같은 방식으로 'kiB'는
    '키비바이트',
    'GiB'는 '기비바이트', TiB'는 '테비바이트'로 읽으면 된다.


     


     


    이 표기법의 장점은 표기된 용량 그대로 시스템이
    인식하고, 인식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TiB'로 표기된 드라이브는
    그대로 '1TB(테라바이트)' 용량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플렉스터 SSD를 국내에 유통하는 컴포인트의 이상효
    부장은 "소비자들의 오해와 피해를 막기 위해 올바른 표기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SSD의 경우 실사용 용량 외에 매니지먼트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있고, 이는 사용자가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이런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 제조사도
    각성할 때


     


    아직 이진 바이트 표기법으로 용량을 표기하는 제조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또 SSD와 같은 저장장치는 그 특성상 일정 부분 빈 공간을 마련해
    두어야 하는 특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기 용량과 실제 용량의 차이가 점점
    커지는 현재의 시장 환경은 소비자들이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용자들 스스로
    새로운 표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면엔 수십 년을 이어온 전통적 표기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녹아있다. 이제 저장장치 제조업체들 역시 조금 더 큰 용량으로
    보이기 위해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표기법 하나 변경하는 것만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도 있는 일이라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오국환 기자 sadcaf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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