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용석] 어느덧 한 낮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는 등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학교들도 방학을 코앞에 두고 있고, 직장인들도 다가오는 휴가철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게임업계도 바쁘다. 방학과 휴가철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 신작 발표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PC 게임의 경우 올해 상반기를 강타한 ‘GTA5’와 ‘더 위쳐3’에 이어 또 다른 대작 ‘배트맨:아캄나이트’가 곧 출격할 채비를 마쳤으며, 온라인쪽도 인기순위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도전장을 내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여름맞이 채비를 하고 있다.

PC기반 최신 게임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그래픽카드는 필수다. (이미지=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PC기반 최신 게임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그래픽카드는 필수다. (이미지=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PC 게임을 즐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필수품은 다름 아닌 ‘그래픽카드’다. 더욱 현실적이고 화려한 게임 속 그래픽을 부드럽고 빠른 속도와 고화질로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 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의 그래픽카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고르다 보면 다양한 전문 용어가 등장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은 쉽게 당황하기 마련이다. 많은 초보자들이 각종 포털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추천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같은 그래픽카드지만 ‘레퍼런스’ 제품과 ‘비 레퍼런스’ 제품이 함께 있는 경우는 잘 아는 전문가들도 쉽게 선택이 어렵다. 이는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분명하게 대비되다 보니 전문가 입장에서도 어느 한 쪽의 손을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 그래픽카드는 GPU 제조사에서 제시한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레퍼런스 디자인 제품과 각각의 제조사가 자신들만의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 기능을 강화한 비 레퍼런스 디자인 제품으로 나뉜다.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핵심 부품인 GPU 제조사가 직접 설계한 '기준'이 되는 그래픽카드 제품이다.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핵심 부품인 GPU 제조사가 직접 설계한 '기준'이 되는 그래픽카드 제품이다.
 

레퍼런스 제품은 GPU 제조사가 직접 설계한 ‘권장 기준’과 동일하거나 최대한 근접한 구성을 따르는 만큼 높은 안정성이 특징이다. 안정성을 우선시한 만큼 기판 디자인이나 부품 선택, 전원부 구성 등에 이미 충분히 검증된 기술과 설계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불필요한 기능이나 구성이 거의 없는 기본 구성인 만큼 가격도 비 레퍼런스 제품에 비해 저렴하며, 제조사나 유통사별 가격이나 품질 편차도 적은 편이다. 특히 제품에 따라 출시 초기에만 잠깐 생산되고 끝나는 경우도 있어 일종의 한정판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주로 20만원 이하에선 레퍼런스 제품은 거의 볼 수 없고, 30만원대 이상 고가 제품에서 레퍼런스 제품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기본’ 제품인 만큼 추가적인 구성이나 기능이 없어 딱히 특색이 없는 것이 레퍼런스 제품의 단점이다. 또 오버클럭 등이 적용되어있지 않아 비 레퍼런스 제품에 비해 성능이 조금 떨어지며, 막상 오버클럭을 적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전원부 설계나 기본 쿨러 등이 딱 맞춰서 설계된 만큼 그 이상의 성능으로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로드(부하)가 걸렸을 때 쿨러의 소음도 약점이다. 레퍼런스 쿨러의 경우 열을 빠르게 식히는 것만 고려한 나머지 발생하는 소음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성상 열이 많이 발생하는 GPU의 경우 레퍼런스 쿨러에서 ‘굉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각 제조사별로 다양한 노하우와 설계 및 디자인 기술을 적용해 만든 제품으로, 같은 GPU를 쓰더라도 그 모양과 기능, 성능은 제각각이다.(사진=다나와)
'비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각 제조사별로 다양한 노하우와 설계 및 디자인 기술을 적용해 만든 제품으로, 같은 GPU를 쓰더라도 그 모양과 기능, 성능은 제각각이다.(사진=다나와)
 

반면 각각의 제조사 디자인이 적용된 비 레퍼런스 제품은 레퍼런스에 걸려있던 제약이 풀려있어 디자인과 부가 기능 등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조사가 직접 테스트를 거친 ‘팩토리 오버클럭’이 적용된 경우가 많아 레퍼런스 제품 대비 좀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또 GPU의 발열을 식히는 쿨러도 보다 조용하면서 강력한 것을 채택하고 있어 더욱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소음은 오히려 적은 경우가 많다. 외관상으로 단순한 디자인의 레퍼런스 제품과 달리, 화려한 디자인에 LED 조명 같은 것도 적용하는 등 멋을 뽐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물론 비 레퍼런스 제품도 단점이 있다. GPU 제조사의 ‘권장 기준’을 벗어난 만큼 안정성 측면에서는 조금 떨어질 수 있다. 제품에 따라서는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 레퍼런스 규격에 살짝 못 미치거나, 간소화한 구성을 적용함으로써 안정성 또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평준화가 됐다고는 하지만, 제조사마다 설계 기준과 철학, 기술력 등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제품이나 제조사간 편차가 큰 편이다. 별도 설계와 디자인, 구성 등이 추가되면서 출시 시기가 레퍼런스 디자인 대비 조금 늦는 것도 아쉬운 요소다.

반대로 레퍼런스에 비해 더욱 강력한 쿨러를 사용하거나, 더욱 고급화된 구성을 갖춘 제품들은 가격이 훌쩍 뛰어오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같은 GPU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10만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흔하다.

보통 마니아들의 경우 레퍼런스 제품을 찾는 이유로 나중으로 갈수록 구하기 힘든 ‘희소성’과 GPU 제조사의 특징이 살아있는 고유의 디자인, 신제품 출시 초기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신속성, 비 레퍼런스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 등을 꼽는다.

반면 비 레퍼런스 제품을 찾는 이유는 팩토리 오버클럭 덕분에 더욱 향상된 성능과 이에 따라 향상되는 가격 대비 성능, 다양하게 추가되는 고유 기능, 레퍼런스 대비 우수하고 조용한 쿨러 등을 꼽는다. 최근에는 화려한 튜닝효과를 제공하는 점에서 비 레퍼런스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물론 사람마다 선호하는 바가 다르고 취향도 제각각인 만큼, 어느 한 쪽이 좋고 나쁘다 단정지을 수는 없다. 주위 사람들의 추천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레퍼런스건 비 레퍼런스건 사용자 자신에게 맞고 필요한 구성의 제품을 소신 있게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최용석 기자 rpc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