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삼성, 앞으로도 첩첩산중

입력 2017.01.19 11:2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삼성은 당장은 오너 구속,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하지만 특검의 영장재청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무죄 입증, 경영 정상화, 추락한 브랜드 가치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선일보DB
법원은 19일 새벽 4시 55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삼성그룹은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사태를 면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특검과의 법정다툼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 측은 430억원에 달하는 뇌물 공여 등의 혐의에 대해 "강요에 의한 것이며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 측은 '삼성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사태로 추락한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은 부정·부패 사건이 국내·외 언론에 의해 대서특필돼 이미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태에서 이번 사건까지 겹쳐 심각한 상황이다.

멈춰 버린 경영시계도 바로 잡아야 한다. 삼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잇따라 특검에 소환돼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압수수색도 이어졌다. 그 결과 연말에 실시하는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하지 못했다. 또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청문회에서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도 이행해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잇따른 악재로 삼성의 누적 피로도가 상당히 심각해 경영시계를 정상으로 돌리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며 "사장단 인사와 미래전략실 해체는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19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 조선일보DB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하만 인수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전장 전문 기업인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하만이 지나치게 낮게 인수금액을 책정했다며 디네쉬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 고위임원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설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하만 내부에서 인수합병(M&A)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영 정상화도 해결해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서 세계 정상급 IT업체 최고경영자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출국 당일 출국금지 조치를 당해 참석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