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LG의 마이크로LED 진출론

입력 2018.03.06 20:54

"마이크로LED는 대형 규격 제품 생산 시 장점이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도 낮다. 우리도 준비하고 있지만 상용화는 아직 시기상조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1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2018에서 삼성전자의 146인치 마이크로LED TV 시제품 '더월'을 겨냥해 지적한 발언입니다.

왼쪽부터 김상열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전무),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 손대기 LG전자 한국HE마케팅담당(책임). / LG전자 제공
하지만,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3월 5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대략적인 마이크로LED TV 사업 계획을 밝혔습니다.

권봉석 사장은 "100인치에서 150인치 TV 출시에는 여러 솔루션이 존재하는데 마이크로LED TV가 후보가 되는 기술이다"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2개월 동안 LG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발언 당사자는 다르지만 마이크로LED 기술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LG의 평가입니다.

마이크로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힙니다. 칩 크기가 10~100마이크로미터(㎛)인 소형 LED 칩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만듭니다.

마이크로LED TV는 수백만개의 마이크로LED를 활용해 컬러필터, 백라이트를 모두 없앤 만큼 기존 LCD TV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 더월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화질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모듈러 구조로 설계돼 규격과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단기 상용화가 어렵고 소비자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판매 가격도 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역시 최근 "일반 소비자 대상의 마이크로LED TV 상용화는 최소 4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며 "모바일 기기 등 소형 패널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지적은 이러한 시장 배경과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한 부회장의 발언 당시 LG의 마이크로LED 진출 시기는 요원해보였습니다. 하지만 2월 말에 LG전자의 마이크로LED 진출설이 솔솔 흘러나왔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또 "구체적 제품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제품 제작을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로LED TV 공개 및 진출 시기는 빠르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유력해보입니다.

LG전자는 미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주력 제품인 OLED TV뿐 아니라 마이크로LED TV로 사업 확장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8월에 판매를 시작할 삼성보다는 시장 진출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월 CES2018에서 LG의 발언이 단순 오판이었는지, 경쟁사 견제용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G 당시 발언은 틀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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