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밴 시장까지도 장악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미니버스 쏠라티의 인기가 최근 늘고 있고, ‘승합차’ 인식이 강했던 스타렉스를 확 바꿔 밴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연말 선보일 신형 대형 SUV(개발명 : LX2) 역시 시트 설치를 자유롭게 해 밴에 버금가도록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HDC-2(개발명 : LX2). / 현대차 제공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HDC-2(개발명 : LX2). /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아차 카니발의 선전과 무관치 않다. 기아차 카니발은 큰 차체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아웃도어 활동이 활발한 가족 단위 소비자의 선호가 높은 편이다. 2018년 5월 누적판매는 3만303대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7년 연간 6만8000대 판매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중에 카니발보다 판매가 많았던 제품은 단 3종(아반떼, 쏘나타, 그랜저)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대차로서는 시장 흐름이 SUV로 흐르는 것과 무관치 않게 밴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밴은 과거에는 여러 사람을 싣고 나르는 ‘승합차’의 역할이 강했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고급스러운 의전용차나 여가를 즐기기에 적합한 차라는 의미도 강해지는 중이다.

현대차 미니버스 쏠라티. / 현대차 제공
현대차 미니버스 쏠라티. / 현대차 제공
이 중 ‘국산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프리미엄 미니 버스 쏠라티는 글로벌 5만대 판매를 넘을 정도로 인기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4월기준 322대 소화돼 전년 같은기간 240대에 비해 성장했다. 주문 제작 방식이어서 큰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연식변경을 거쳐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주행성능 향상과 함께 연료효율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캠핑카, 엠뷸런스, 통학버스 등 여러 컨버전(개조)이 존재한다.

스타렉스 역시 새롭게 바뀌었다. 디자인을 변경하고 고급품목을 대거 적용해 승합차에서 밴으로의 변신을 꾀한 것이다. 기존 11인승은 속도제한이 붙는 탓에 6인승과 9인승 승용차도 새로 편성했다. 더욱이 9인승의 경우 여섯명 이상 탑승하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다닐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외장의 경우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과 가로형 헤드램프, 리무진 전용 범퍼 스커트, 사이드 스텝 등을 새로 채용했다. 차고를 높인 하이루프는 설계 개선을 통해 높이 2.3m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가능케 했고, 전용 서스펜션을 도입하는 한편, 지붕과 바닥에 흡차음재로 승차감과 정숙성을 높였다. 이밖에 다채로운 편의장비를 마련했다. 가격은 6인승 5950만원, 9인승 4530만원, 듀얼 선루프 6인승 5482만원, 듀얼 선루프 9인승 4062만원으로, 카니발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 현대차 제공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 현대차 제공
2018 부산모터쇼에서 콘셉트카(HDC-2 그랜드마스터) 형태로 소개되고, 올해 말 공개를 예정하고 있는 대형 SUV LX2(개발명)는 전작인 맥스크루즈에 비해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려, 다양한 시트 바리에이션을 적용한다. LX2의 길이는 4980㎜로, 현재 판매 중인 제품과 비교해 75㎜ 길어지며, 휠베이스는 2800㎜에서 2900㎜로 100㎜ 확대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열과 3열 시트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할 예정이다. 2열 3시트(6인승), 3열 2시트(7인승) 외에도 3열 3시트인 8인승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산차 관계자는 “SUV 흐름이 확고해지면서 비슷한 용도의 밴 시장 역시 최근 급격히 성장 중에 있다”며 “이 시장은 기아차 카니발이 거의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는 ‘블루오션’으로 느껴진 측면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쏠라티, 스타렉스, LX2 등이 이 시장에서 카니발과 경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