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에게 사보타주(sabotage∙고의적인 태업)를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생산 지연, 자율주행 모드 '오토파일럿' 가동 중 빚어진 사망 사고 등으로 빚어진 위기를 정리해고로 헤쳐나갈 준비 중인 머스크가 내부 분위기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각) 전체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테슬라 직원이 상당히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사보타주를 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며 "이 직원은 제3자에게 테슬라의 민감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 등을 보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해당 직원은) 승진을 거부당하자 이런 행동을 했다"며 “그가 단독으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아니면 외부 조직과 연관돼 있는지 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테슬라는 3700만원대 모델3 생산 지연 문제를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5월에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점검에 나섰다. 여기다 테슬라 자동차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 라인이 멈춰서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3월 테슬라의 모델X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운행하던 중 충돌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미국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 사이 오토파일럿 책임자는 1년도 안 돼 교체되는 등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머스크는 전체 직원의 9%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하고, 오는 8월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테슬라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머스크는 "알다시피 테슬라가 망하길 바라는 조직이 많다"며 "돈을 잃은 월가의 단기 투자자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 분야인 석유 및 가스 회사는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발전을 진전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외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2016년 자신이 이끄는 민간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X 로켓이 연료 공급 단계에서 폭발했을 당시에도 사보타주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