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블록체인 현장] ④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 "환자커뮤니티와 컨소시엄 만들어 투명한 보상 제공"

입력 2018.07.02 13:50 | 수정 2018.07.16 02:57

유럽 대륙이 블록체인 바람으로 꿈틀대고 있다. 블록체인을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행보는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울고웃는 한·중·일 지역의 한탕주의 흐름이나 묻지마 투자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새 기술 패러다임으로 ‘골디락스(Goldilocks·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대를 준비하는 유럽의 블록체인 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는 6월 27일~28일 이틀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 전시장에서 열린 ‘블록체인 엑스포 유럽 2018’에 단독 부스를 꾸렸다. 또 행사 둘째 날 ‘블록체인 테크놀러지’ 세션에서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는 ‘블록체인이 어떻게 희귀난치병을 정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가(How blockchain technology helps conquer rare&incurable diseases)’라는 주제의 발표도 했다.

휴먼스케이프도 토큰이라는 인센티브로 특정 행동을 유발하고 유무형 자산을 교환하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환자 커뮤니티와 임상 정보 데이터를 원하는 제약회사나 의료전문가와 연결하고 임상 정보를 올린 환우에게 토큰을 대가로 제공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다음은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장민후 대표와의 일문일답.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
― 휴먼스케이프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해달라.

“휴먼스케이프는 4년 전 출발한 헬스케어(건강관리) 분야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자 데이터베이스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블록체인 기반 환자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환자 커뮤니티를 통해 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이 직접 기록하는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가공해 신약 개발 회사 등과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루게릭병 환자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일반 질환으로 확장한 ‘페이션트 라이크미(patients like me)'처럼 환자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각종 데이터의 가치는 크다. 지속해서 데이터를 모으면 신약 개발에 활용된다. 임상 연구 기관들의 환자 증상 데이터 수요도 크다.”

―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희귀난치질환 환우를 만나 이야기해보면, 내가 제공한 증상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없어 데이터 제공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해 특정 조건에서 환자의 증상 데이터를 제약사와 병원에 제공하고 환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주자는 것이다.

휴먼스케이프는 환자들의 증상 정보 제공 동기를 자극하고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투명하게 보상하는 환자 커뮤니티 기반의 새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걸음 수, 맥박 수 등은 애플 스마트 와치 등으로 쉽게 모을 수 있지만, 특정 약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 정보는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환자의 증상 데이터를 환자 스스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 환자는 얼마나 보상받게 되나.

“시판 후 조사(post market surveillance, PMS)는 신약 시판 후 4∼6년 동안 병·의원의 환자 사례를 모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는 제도다. 제약사들은 수집하는 데이터가 얼마나 복잡한가에 따라 환자 1명당 5만원에서 30만원을 준다.”

― 환자들이 보상을 노리고 거짓 정보를 올릴 수 있지 않나.

“환자가 올린 증상 정보를 검증할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의사들이 증상 질환에 맞는 데이터인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의사 증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환자 증상 정보를 정리하는 특수한 질문 도구(PRO)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환자들이 정성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해도 정량적으로 분석 가능하다.”

― 현재 프로젝트는 어떤 단계에 와 있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단계다. 희귀난치질환과 B형간염, 유방암 등의 환우회, 신약 치료제 개발을 위해 데이터가 필요한 제약사, 대형 병원에 소속된 의사들을 폭넓게 만나고 있다. 어떤 회사, 어떤 환우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지는 (ICO를 통한) 자금 조달이 끝나면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약사 임원들도 이 프로젝트의 자문을 맡아 여러 조언을 주고 있다.”

― 토큰 발행은 마쳤나.

“테스트넷을 가동 중인 상황에서 흄(HUM) 토큰의 1차 프리 세일즈를 마쳤다. 우선 이더리움의 ERC20을 통해 토큰을 발행하고 추후에는 이를 스팀(Steem) 기반의 SMT(Smart Media Token)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법인은 홍콩에 있다.”

―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이유는.

“그동안 뉴욕, 런던 등에서 열리는 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여해 휴먼스케이프의 프로젝트를 홍보해왔다. 연사로 참여한 것은 이번 행사가 처음이다. 동남아 엑스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 엑스포에 적극적으로 나가는 이유는 흄 토큰 보유자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환자 커뮤니티에는 난치 질환 환자와 가족, 의사 등이 참여한다. 하지만, 휴먼스케이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예정이다.

실명퇴치운동본부가 진행한 희귀질환자 돕기 티셔츠 판매 행사에서 1주일만에 2억원 이상의 티셔츠를 팔린 적이 있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흄 토큰을 통해 환우 돕기에 참여하고 환자들이 보상을 받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난치질환에 대한 보험수가를 높이는 등 여론을 만들어갈 수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KPF 디플로마-블록체인 과정에 참여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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