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가격에 손을 대며 단말기 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V30 시리즈의 출고가격을 대폭 낮추는가 하면, 이통사를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공시지원금을 인상했습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가격을 확 내리는 쪽으로 판매 정책을 바꾼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LG V30. / LG전자 제공
LG V30. / LG전자 제공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와 LG전자는 10일 LG V30시리즈와 V30S 씽큐 시리즈의 출고가를 각각 14만9600원씩 낮췄습니다.

제품 가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V30는 94만9300원에서 79만9700원으로, V30플러스(+)는 99만8800원에서 84만9200원으로, V30S 씽큐는 104만8300원에서 89만8700원, V30S 씽큐+는 109만7800원에서 94만8200원으로 인하됐습니다. 이에 앞선 7일 LG전자와 이통3사는 G7 씽큐와 G7 씽큐+의 공시지원금을 18만원 수준에서 37만원 수준으로 20만원쯤 대폭 올렸습니다.

보통 휴대전화를 살 때 공시지원금을 받는 대신 매달 통신료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G7씽큐 시리즈의 경우 일부 소비자는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7 씽큐 출고가는 89만9700원, G7 씽큐+는 97만6800원입니다.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월 3만2890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이통사별 지원금은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고려할 때 SK텔레콤은 26만원, KT 23만7000원, LG유플러스 20만원을 제공합니다. 소비자가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할 때 받을 수 있는 2년간 총 할인액이 19만8000원임을 감안하면 공시지원금 선택이 더 유리한 셈입니다.

이통업계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가격이 이처럼 변화를 보인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일각에서는 우후죽순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신제품 출시 전 재고 처리를 위한 전략 아니겠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중국 업체 샤오미는 12일부터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 홍미노트5의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16일부터 정식 판매에 돌입합니다. 화웨이는 국내 첫 자급제폰으로 노바라이트2를 공급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 KC(전기용품안전)·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인증을 받았습니다. 샤프는 7월 중으로 SK텔레콤을 통해 30만원대 저가폰 아쿠오스S3를 선보입니다. 블랙베리는 알뜰폰 업체 CJ헬로를 통해 키투(2)를 출시합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폰 판매 전략을 폈지만, 자급제폰 시장이 열리고 중국산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과 대결하기 위해 가격조정이 필요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V35 출시에 따른 가격 인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제품이 나온 만큼 기존 시장에 풀린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LG전자는 6일부터 이통사와 자급제 판매 채널을 통해 G7의 성능과 V30의 디자인을 결합한 V35를 선보였습니다. LG V35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 AP ▲18 대 9 화면비의 6인치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 ▲1600만화소 후면 듀얼카메라 ▲6GB 램 ▲64GB 내장메모리 ▲3300mAh 배터리 등을 갖췄습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G7 씽큐와 V30 시리즈의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V35라는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됐다”며 “G7 씽큐의 일일판매량은 1만대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줄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