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LG유플러스, KT에 이어 신규요금제인 ‘T플랜’을 내놓으며 요금 경쟁에 합류했다. 기존 요금제와 비교할 때 상품 구성을 단순화했고,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것은 물론 가족 간 데이터 공유 혜택도 추가했다.

또, 정부가 도입을 준비중인 보편요금제(2만원대에 1GB 용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와 유사한 수준의 상품도 내놓았다. 경쟁사인 KT는 5월 ‘데이터ON’ 요금제를 선보이며 보편요금제 시행 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는데, SK텔레콤도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을 본격화했다.

T플랜은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등 다섯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스몰은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2GB를, 미디엄은 5만원에 4GB를, 라지는 6만9000원에 100GB를, 패밀리는 7만9000원에 150GB를, 인피니티는 10만원에 데이터 완전무제한과 VIP 혜택을 제공한다. 라지와 패밀리 가입자는 기본 제공량을 다 써도 최대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추가로 쓸 수 있다.

T플랜은 가족결합을 통한 혜택 제공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족 구성원이 데이터 공유를 받으려면 구성원 중 최소 한명은 패밀리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패밀리는 20GB, 인피니티는 40GB를 제공하며, 최대 5명의 구성원은 이 데이터를 총량만큼 공유해 쓸 수 있다. 데이터를 공유 받은 가족 구성원은 최저가인 스몰요금제에 가입하거나 다른 저가 요금제에 가입해도 된다. 통신비를 자연스럽게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이 18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규요금제 T플랜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이 18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규요금제 T플랜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스몰 요금제는 25% 선택약정할인 적용 시 월 2만4750원에 데이터를 1.2GB 쓸 수 있는 요금제다. 기존 밴드데이터세이브 요금제(3만2890원·데이터 300MB)와 비교하면 혜택이 커졌다. 사실상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기준에 부합한 상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18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플랜 스몰은 보편요금제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선택약정할인 시 유사한 수준이고 추가 혜택을 감안하면 더 나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요금제 관련 고객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있었고, 6월 제출한 초안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며 “정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신규 요금제에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T플랜 신규 가입자가 2년 내 1000만명쯤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요금제 가입자의 유입은 물론 신규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가입자당월매출(ARPU)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단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고객은 혜택을 볼 수 있다.

양 그룹장은 “ARPU는 4인 가구 기준 15%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긍정 요소도 있다”며 “박정호 사장도 ‘단기 실적에 흔들리지 말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