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신(新)가전’에서 공세를 거듭하며 경쟁사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급 건조기 선제 출시로 이미 성과를 냈고, 8월에는 LG전자의 ‘텃밭’인 의류관리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자 LG전자는 ‘신가전의 해외 출시’를 선언했다. 내수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면모를 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허청에 출원된 삼성 의류청정기 상표 정보. / 키프리스 갈무리
특허청에 출원된 삼성 의류청정기 상표 정보. / 키프리스 갈무리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중 의류관리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시점은 8월 말 독일 베를린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8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는 앞서 건조기 시장이 성장한 것처럼 의류관리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본다. 건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10만대였지만 2017년 60만대로 1년 만에 6배 증가했다. 2018년에는 100만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2011년 ‘스타일러’를 출시한 이래 사실상 독점 체제다. 2017년 시장 규모는 12만대로 이 중 스타일러는 10만대쯤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한달 1만대쯤이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대중화에 접어들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가전업계는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의류관리기가 스팀을 활용한 LG 스타일러 대비 차별화된 기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LG전자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신제품은 의류를 깨끗하게 해주는 청정 기능에 집중했다”며 “경쟁사가 스타일러라고 표현했듯 삼성전자도 고유의 제품명을 확정해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류관리기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을 감안해 적정한 가격에 출시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허청에 ‘삼성 의류청정기’, ‘에어로워시’. ‘에어드레서’, ‘메가프레시’ 등 의류관리기 신제품과 관련된 상표를 다수 출원했다.

LG전자는 2017년 3월 삼성전자가 국내에 건조기를 출시한 이후 시장이 급격히 팽창한 만큼 경쟁에 의한 시장 확대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려면 해외로 판로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이권 LG전자 H&A본부 기획관리담당은 7월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주력제품 내수 시장은 3분기에도 성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하반기에는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삼성전자)가 의류관리기를 출시하는 것은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경쟁 우위를 지키면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의 대명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신가전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이미 마련했다.

LG전자는 2017년까지 20개국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제습기를 출시했다. 2018년에도 일본, 태국 등 10개 국가에 진출해 연내 30개국 소비자에게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제습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LG 스타일러는 2012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친환경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으며 본격적인 유럽시장 진출도 엿보는 중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해외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국내와 달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판매 기법 등을 고려해 신가전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