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8월 신설한 e커머스사업본부를 육성,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및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축이 될 서비스는 ‘보이스커머스’다. 인공지능 서비스와 대화하며 상품 및 정보를 검색하고, 주문과 배송까지 맡길 수 있는 시대를 연다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7월 12일 선보인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를 써 보면, 롯데그룹 e커머스사업본부 보이스커머스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실제 사용해보니,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의 점수를 일단 ‘60점’쯤 줄 수 있었다. 정확도는 높았지만, 사용 상 제약이 많아서다. 하지만, 장래 가능성을 고려하면 ‘90점’도 줄 만했다.

◇ 모바일 앱으로 간편히…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사용 편의는 ‘Good’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접속 후, 오른쪽 아래 ‘말풍선’ 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간편하게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말풍선 아이콘을 누른 모습.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말풍선 아이콘을 누른 모습. / 차주경 기자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이기에,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만 설치하면 어떤 기기에서도 음성인식 주문을 쓸 수 있다. 단, 반드시 롯데 회원 가입 후 로그인해야 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말풍선 아이콘에는 음성인식 주문 외에 채팅 상담도 마련됐다.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사용법은 간단하다. 음성인식 주문 기능을 켜면 상품군 16종이 표시된다. 화면 아래 ‘마이크’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검색창에 ‘듣고 있어요’라는 메시지가 출력된다. 이후 목소리로 "생활용품 찾아줘", "게임 찾아줘" 등 찾고자 하는 상품군을 말하면 된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음성인식 주문 도움말 화면.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음성인식 주문 도움말 화면. / 차주경 기자
화면 오른쪽 위 ‘물음표’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도움말을 볼 수 있다. 도움말을 통해 음성인식 주문에 쓸 명령어를 배울 수 있다.

◇ 16개 품목 250개 주문 가능…목소리 정확히 알아듣고 동작도 다양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활용해 TV와 세탁기, 에어컨과 냉장고, 카메라와 음향기기 등 가전 제품 16개 상품군 250개쯤의 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검색 후 상품 정보를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 페이지까지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결제는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한다.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위 예제 이미지는 ‘주방가전 찾아줘’라고 말했을 때의 나타나는 화면이다. 품목을 검색하면 ‘상품 번호’와 함께 제품이 나열된다. 이 화면에서도 제품 가격과 특징, 외관 등을 간략히 살펴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상품 번호를 말한 후 ‘1번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주문 페이지로 넘어간다. ‘1번 자세히’라고 말하면 외관과 크기 등 상품 정보를 보여주며, ‘1번 장바구니 담아줘’라고 말하면 사용자 장바구니에 해당 상품을 저장한다.

상품 번호 외에 ‘위로’ 혹은 ‘아래로’라고 말하면 상품 페이지를 위아래로 스크롤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주방가전 보여줘’ 후 ‘4번 상품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상품 번호가 매겨진 제품의 정보를 보여준다. 아직 ‘찜하기’, ‘공유하기’, ‘구매하기’ 등은 음성 명령으로 이용할 수 없다.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은 지정되지 않은 음성 명령(‘스마트폰’처럼 16개 상품군에 해당하지 않는 상품 검색, 혹은 ‘상품 번호 100번 보여줘’처럼 표시되지 않은 상품 번호 등)을 들으면 동작하지 않는다.

◇ 기능 완성도는 높으나, 활용 방법은 제한…향후 e커머스와의 시너지 기대돼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 목소리를 한번만에 정확히 알아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목소리를 일부러 빠르게, 혹은 느리게 해도 한번에 알아들었다. 남성과 여성 목소리도 가리지 않고 정확히 동작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를 활용하려면 모바일 앱에 마련된 아이콘을 눌러 손으로 기능을 켜야 한다.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상품 및 정보 검색 ▲화면 스크롤 ▲장바구니 ▲주문 페이지로 진입 등 제한된다. 진정한 의미의 음성인식 서비스라기 보다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범 서비스라는 느낌을 준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 차주경 기자‘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켜줘’라고 불러 목소리로 켜고, ‘주방가전 인기 상품 보여줘’로 상품을 검색한 뒤 ‘1번 상품 바로 결제해줘’로 계산까지 가능했다면, 훨씬 혁신적인 기술이 됐을 것이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 / 차주경 기자‘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 켜줘’라고 불러 목소리로 켜고, ‘주방가전 인기 상품 보여줘’로 상품을 검색한 뒤 ‘1번 상품 바로 결제해줘’로 계산까지 가능했다면, 훨씬 혁신적인 기술이 됐을 것이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의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 목소리를 알아듣는 정확도는 90점 이상 줄 수 있었으나, 현 시점에서 활용처가 적다는 점에서 점수를 60점으로 깎았다.

롯데하이마트측은 현재 음성인식 주문 서비스와 스마트 스피커와의 연동 기능을 개발 중으로, 2019년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보이스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음성인식 주문의 기술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도 밝혔다.

정확도를 토대로 스마트 스피커와의 연동, 상품군 범위가 넓어지는 등 기능이 다양해진다면, 롯데하이마트 음성인식 주문의 점수는 더 높아질 여지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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