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홍준 위블락 대표 “암호화폐 규제 공백이 청년 꿈 앗아간다”

입력 2018.10.02 06:00

지금 대한민국은 청년들 ‘부의 창출’ 기회를 박탈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 젊은이들의 울분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데서 시작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사회는 자본이 있는 사람한테만 더 많은 기회를 주잖아요. 공모주 청약만 해도 그렇습니다. 증거금을 많이 낸 사람들한테 주식을 더 줍니다. 암호화폐공개(ICO)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정부 규제 공백이 자칫 청년의 꿈을 박탈하는 것일까 우려스럽습니다."

지난 9월 10일 을지로 위워크에 위치한 애드테크 기업 애드포스인사이트에서 만난 홍준 위블락 대표는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애드포스인사이트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탈 중앙화된 광고 플랫폼 기업이다. 위블락은 애드포스인사이트의 여러 사업 중 가장 중점으로, 이용자 중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광고 플랫폼이다.

홍준 위블락 대표. / 위블락 제공
◇ 가이드라인 없는 규제, 악순환 만든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더불어 대표적인 ICO 규제 국가다. 블록체인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가 2017년 말 급부상하자 기존 금융 산업계는 바짝 긴장했고 정부는 암묵적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그 결과 곳곳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은 산업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홍준 대표 역시 정부의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부재를 문제로 꼬집었다.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규제만 외치고 있어 오히려 정보의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보민주화란 가난한 사람이건 부유한 사람이건 상관없이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없는 규제가 오히려 정보를 감추고 있어 제대로 된 투자 기반을 해친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이들이 투기성으로 접근하면서 문제를 일으켰는데, 전체 산업을 투기업자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일부 암호화폐 기업들이 투자·투기를 하려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나친 금액을 모집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이해도가 낮은 일반인 투자는 총량 등을 규제하고 전문성있는 기업이나 단체, 개인 투자는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원금보장, 수익보장 등을 앞세워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벤처캐피탈(VC) 투자조차 막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실력과 블록체인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마저도 기회를 놓치고 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홍 대표는 "대부분 VC는 투자 성공확률을 10% 미만으로 본다"며 "그 중 성공하는 기업으로부터 20~30배의 이익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VC는 이런 현실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자세히 블록체인 기업을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투자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다르다. 해외 VC가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익을 얻는데 반해 정부 자금을 받은 VC나 펀드는 단 한 곳도 투자할 수 없다. 정부가 ICO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악순환을 몰고 온다.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그 결과 투기를 목적으로 한 개인 투자자가 몰린다. 기술이나 성공확률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개인투자자는 결국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홍 대표는 "VC나 펀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개인이 몰리는 것은 막아야 하지만 VC가 몰리는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 위블락 대표. / 위블락 제공
◇ 제주행 의미 "가능성·성취도 완성…정말 잘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홍 대표는 제주도에 위블락 아시아를 설립하고 지난달 12일 제주도 애월읍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다.

왜 제주도일까. 홍 대표는 여러 이유를 들었다. 우선 비즈니스 첫 무대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ICO를 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나 스위스, 에스토니아 등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하고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현재 규제로 인해 싱가포르 등에서 사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싱가포르로 가서 사업하려면 어려움이 많으리라 판단했다"며 "싱가포르나 외국에 나가 사업을 하는 것은 맞는 방식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업을 기반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타이완 등이 다음 사업 목표지인데,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며 "그 중심이 제주도다"라고 덧붙였다.

또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 및 해당 관계자들의 낮은 기술 이해도도 제주를 선택한 이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블록체인·암호화폐 비즈니스 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일반적으로 관료를 만나면 ‘블록체인이 뭐냐’를 시작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뗄 수 있는지’ 등 원천적인 얘기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며 "제주도는 그런 걸 안묻는 유일한 지방정부였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도지사의 기술 이해도와 비즈니스 생태계 등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는 것이다.

홍준 대표는 "제주도에 법인을 설립하고 실제 일을 하고 멤버도 뽑아 블록체인을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법인을 세우고 자금도 충분히 모은만큼 관계법령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얼마든지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역 청년 실업 해소라는 대의적인 명분을 제시했다. 현재 제주도에는 6개 대학교가 있다. 이 중에는 컴퓨터공학 등 블록체인 관련학과도 존재한다. 하지만 제주에는 몇몇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IT 기업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홍 대표는 "제주도에는 IT 기업이 없어 결국 관련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육지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라며 "제주도에 블록체인 특구가 만들어지면 블록체인 기업들의 입주가 시작될 것이고 결국 IT 인력도 모이게 될 것이다"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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