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70년대 후반 동양방송을 통해 한국에 소개된 것으로 알려진 SF애니메이션 ‘독수리오형제’는 대한민국 3040세대의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전대물은 다수의 슈퍼히어로가 힘을 합해 악에 맞서 싸우는 영상 콘텐츠를 의미하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파워레인저’(슈퍼전대·スーパー戦隊) 시리즈가 있다.
파워레인저 첫 작품 ‘비밀전대 고레인저(秘密戦隊ゴレンジャー)’가 세상에 나온 것이 1975년이기 때문에 다섯 명의 히어로와 육탄전 중심의 액션 연출은 갓챠맨에서 따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갓챠맨의 성공은 1973년 ‘신조인간 캐산(新造人間キャシャーン)’, 1974년 ‘허리케인 포리머(破裏拳ポリマー)’, 1975년 ‘우주의 기사 데카맨(宇宙の騎士テッカマン)’ 등 일본발 슈퍼히어로 콘텐츠 탄생으로 이어진다.
◇ 갓챠맨의 초석이 된 만화 ‘세계소년대’와 ‘소년닌자부대 월광’
일본의 원조 슈퍼히어로이자, 전대물의 시작점으로 평가받는 갓챠맨도 1957년작 만화 ‘세계소년대(世界少年隊)’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됐다.
세계소년대 만화를 그린 인물은 갓챠맨 애니메이션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덕션 창업자인 요시다 타츠오(吉田龍夫)다.
요시다는 세계소년대와 1963년부터 1965년까지 만화잡지 주간소년 킹에서 연재된 만화 ‘소년닌자부대 월광(少年忍者部隊 月光)’을 바탕으로 갓챠맨을 탄생시키게 된다.
이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됐던 1964년작 드라마 ‘닌자부대 월광’은 무대를 2차 세계대전이 아닌 현대로 옮기고, 닌자부대가 맞서 싸우는 적도 국가가 아닌 비밀결사대, 국제 갱단 등으로 바꿨다.
소년닌자부대는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스파이인 만큼, 대원이 사망하는 묘사가 있다. 만화 속 닌자부대는 최종적으로 전투력이 강한 남성 대원 3명, 홍일점 여성 대원 1명, 어린이 대원 1명, 덩치 큰 대원 1명 등 총 6명으로 줄어든다.
1970년대 당시 갓챠맨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던 토리우미 진조우(鳥海尽三)는 "세계소년대와 소년닌자부대 월광 등 타츠노코 창업자 요시다 타츠오의 만화 작품을 의식해 기획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소년소녀로 구성된 팀이 적에 맞서 싸우는 구성으로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듀서를 맡았던 요시다 토요하루(吉田豊治)는 갓챠맨을 SF작품으로 만든 까닭에 대해서 "소년닌자부대 월광처럼 태평양전쟁을 무대로 삼으면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줄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무대로 한 과학닌자부대로 만들었다"고 일본 현지 미디어를 통해 말했다.
◇ 다섯 명의 대원 중 갓챠맨은 단 한명
갓챠맨 애니메이션을 TV서 실시간으로 봤던 3040세대는 다섯 명의 과학닌자부대원 모두가 갓챠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제작사 타츠노코프로에 따르면 ‘갓챠맨’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인물은 부대 리더이자 주인공인 독수리 ‘켄(鷲尾健)’ 뿐이다. 나머지 네 명은 그냥 ‘대원’이다.
타츠노코프로에 따르면 1972년 10월 1일부터 1974년 9월 29일까지 일본 후지TV서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갓챠맨은 2년간 평균 시청률 17.9%를 기록했다. 가장 시청률이 높은 것은 53화로 2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