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통 대기업 3사가 12월 개성을 갖춘 오프라인 매장을 연이어 오픈한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 매출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정보통신기술과 할인 등 개성을 가미해 소비자의 발걸음을 모은다는 계산에서다.

신세계그룹은 할인 폭이 큰 ‘오프프라이스’ 및 디지털 기반 ‘페이퍼리스’ 매장을, 현대백화점그룹은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을 ‘가상현실’을 각각 전면에 내세운다. 롯데그룹은 ‘가족 단위’ 휴식 공간을 품은 놀이형 매장을 선보인다.

◇ 이마트·현대백화점은 유통 매장에 ‘정보통신기술’ 가미

이마트 의왕점에 배치될 인공지능·자율주행 로봇 트로이. / 이마트 제공
이마트 의왕점에 배치될 인공지능·자율주행 로봇 트로이. / 이마트 제공
13일부터 영업하는 경기 의왕 소재 이마트 의왕점은 ‘페이퍼리스 디지털’ 매장으로 꾸며진다. 매장 내 전단과 할인 포스터는 모두 전자가격표시기 혹은 디지털 사이니지로 대체된다. 한국 기업 퓨처로봇과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자율주행 로봇 ‘트로이(Tro.e)’가 배치된다. 27인치 모니터로 상품 정보를 알려주고, 소비자와 대화하며 진열대로 이끄는 로봇이다.

현대IT&E VR스테이션. /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IT&E VR스테이션. /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11월 30일 서울 강남구에 1200평 규모 ‘가상현실 테마파크’ VR스테이션을 마련했다. 드래곤볼, 슈퍼마리오 등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 콘텐츠는 물론, 한국 제조사가 만든 게임·시네마·웹툰 등 콘텐츠도 여럿 설치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까지 VR스테이션을 10곳 이상 개설, 현대백화점그룹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를 이끌 계획이다.

◇ 가족단위 휴식 공간, 할인 등 기존 유통가 매력 강화하는 롯데쇼핑·신세계백화점

롯데프리미엄아웃렛 기흥점 전경. / 롯데쇼핑 제공
롯데프리미엄아웃렛 기흥점 전경. / 롯데쇼핑 제공
롯데그룹이 6일부터 운영 중인 경기 용인 소재 프리미엄아웃렛 기흥점에는 다양한 ‘가족 단위 휴게 공간’이 들어선다. 실내 서핑샵, 자연을 닮은 숲 모험 놀이터, 반려동물과 즐기는 펫파크 외에 자연 조망 레스토랑과 카페가 설치된다. 아웃렛답게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캐주얼, 아동에 리빙 상품에 이르기까지 300개쯤의 브랜드도 입점한다.

신세계백화점 팩토리스토어 내부. /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팩토리스토어 내부. /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에 ‘오프프라이스’ 매장 ‘팩토리스토어’ 2호점을 6일 개설했다.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상품 재고관리와 판매를 모두 직접 담당한다. 다양한 상품을 다룰 수 있고 할인 폭도 커 해외에서 인기 있는 매장 형태다. 신세계백화점은 팩토리스토어를 통해 패션, 라이프스타일 쇼핑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2017년,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가의 매출은 정체 혹은 뒷걸음질쳤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8 유통산업통계집에 따르면 2017년 백화점 매출은 2016년 대비 2% 감소, 마트 매출은 1.7% 증가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8년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 유통 대기업 3사 모두 3분기 매출과 영업 이익 오름세를 나타냈다. 업계는 정보통신기술에 익숙한 20대 젊은 소비자, 가족 단위 50대 중장년 소비자가 오프라인 유통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보통신기술, 가족 단위 방문자를 위한 편의 요소를 매장에 적용해 소비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매장에 기존 매장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으려 노력했다. 디지털 혁신을 가미해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 모델을 바꾸고 온라인과의 시너지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