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3월말 출시된다. 이통사는 2011년 LTE 도입 당시 2G·3G 고객을 LTE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수고를 했는데, 5G 도입하는 3월 이후 과거와 비슷한 프로세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는 LTE 도입 당시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3G에서 LTE로 바뀔 때에는 고객의 체감 통신 속도 변화가 확연히 드러났지만, 5G는 사정이 다르다. LTE 방식을 이용할 때보다 고객이 지불해야할 비용이 늘어나지만, 5G 혜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해 가입 요인이 줄 수 있다.

경기 둔황의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는 고객이 통신 관련 지출을 줄이는데 영향을 줬다. 이통사는 5G 요금 설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형국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 5G 요금제, 최대 1.5만원 오른다

11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초기 5G 요금제는 기존 LTE보다 1만~1만5000원쯤 오를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완전 무제한 요금제 상한선은 10만원쯤으로 6만~7만원대가 주력 요금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주력 요금제는 6만5000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LTE 도입 당시보다 30~40%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5G 가입자 평균 트래픽이 20GB 이상임을 감안하면 대다수가 6만~7만원대 요금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5G 요금제가 LTE와 유사한 수준에서 데이터를 2~20배 더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 LTE 도입시 3G와 유사한 요금 수준에 최대 3.5배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 바 있다.

5G 상용화로 데이터 트래픽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제공되는 데이터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00GB를 제공하는 ‘KT 데이터ON비디오’는 월 6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데, 5G 요금제 도입 시 7만~8만원대에 200~300GB 용량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늘면서 단위당 요금이 저렴해 진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 박정호 "게임사와 이익공유 통해 5G 요금 인하 고려"…하현회 "단말기 가격에 달려"

이통3사는 최근 대대적인 5G 홍보 활동을 벌이며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 LTE 전환기와 달리 5G 서비스는 고객을 유인할 확실한 ‘한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4일 ‘2019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5G 요금제는 아직 만들지 않았는데, 똑같은 데이터를 쓴다고 가정하면 5G가 3분의 1정도 싸지 않을까 싶다"며 "가격을 비싸게 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CES 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5G 요금제와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요금을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시키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5G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게임이다"라며 "5G로 늘어난 수익을 블리자드와 같은 게임 제작자와 공유하는 대신 통신료를 내리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요금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지만, 단말기 가격이 요금제를 좌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부회장은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금제를 책정할 때 주파수 경매, 장비 구축, 네트워크 유지·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며 "5G 투자에 4조~5조원을 썼는데 이것이 요금제에 반영될 수 있고, 5G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고객 요금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또 "요금제를 설정하는 결정적 요건 중 하나는 단말기 가격이다"라며 "5G 단말기 가격과 관련, 아직 제조업체와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