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투어 부문에 강세를 보여왔던 인터파크가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 잡기에 나선다.

인터파크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쇼핑을 선보인 ‘온라인 쇼핑계의 조상’이지만, 지금은 여행이나 공연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강하다. 현재 인터파크는 인기 연예인 콘서트 티켓 발급이나 여행 상품 구매를 위한 경로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최근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인터파크가 온라인 쇼핑에 힘을 쏟으려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내부 상황 때문이다.

인터파크의 주 사업 부문은 크게 ▲투어 ▲ENT(Entertainment & Tickets) ▲쇼핑 ▲도서 네 가지다. 꾸준히 영업이익을 끌어오고 있는 인터파크 투어와 ENT 영역 사업이, 만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쇼핑과 도서 사업 적자를 메꾸는 모양새다. 인터파크의 쇼핑 사업 영역은 2014년 이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도서 사업도 2011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체 영업이익(165억원) 중 57%가 투어 사업 영역이다. 나머지 43%의 영업이익은 ENT 사업이다. 지난 2018년 3분기 기준 인터파크의 영업이익(24억원) 중 65%(62억원)가 엔터 영역, 35%(49억원)가 투어 영역이 차지한다. 쇼핑 부문은 5억원, 도서 부문은 8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인터파크 IR 자료 화면 갈무리
인터파크 IR 자료 화면 갈무리
인터파크 내부에서는 100조원 규모로 훌쩍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나마 시장 성장세에 기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가 온라인 쇼핑이라는 점에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11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조629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1%(1조9208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달 기준 거래액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또한 1월부터 11월까지의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101조2094억원을 기록했다.

도서 부문 사업은 시장 상황 상 당장 수익 개선이 어렵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인터파크 뿐만아니라 온라인 도서유통 시장 전체가 정체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라인 도서유통 시장은 평균 13%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겨우 2% 성장에 그쳤다.

사업 부문 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인터파크는 아예 사업 부문을 통합 운영키로 결정했다. 지난 11월 인터파크는 네 개 부문 체제를 통합해 COO(Chief Operation Officer·최고 운영 책임자)가 이끄는 사업 총괄 부문과 CSO(Chief Service Officer·최고 서비스 책임자)가 이끄는 서비스 총괄 부문 체제로 재편했다.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인터파크의 주력 분야인 ENT 상품과 쇼핑 영역을 한데 묶은 하나의 기획 상품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이 마케팅 비용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치킨게임 구도로 접어든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11번가와 위메프, 쿠팡, 티몬 등은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적자운영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이들 4개사 온라인 쇼핑몰의 영업손실액은 1조456억원이다. 이중 쿠팡의 영업손실액만 6389억원이다.

인터파크 ENT와 여행 분야 인지도가 너무 커져버린 것도 쇼핑 영역 강화 전략을 발목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과 G마켓 등 2세대 온라인 쇼핑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쇼핑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밀리고 있는 것도 한계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업계가 적자 구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후발 주자 입장에서 마케팅 비용을 감수하며 무작정 온라인 쇼핑에 적극 뛰어들기도 애매한 상황인 건 사실"이라며 "일단은 업계 상황을 충분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파크는 온라인 쇼핑 부문 매출 확대를 위해 타임 프로모션과 신선 제품 카테고리 상품을 강화하는 한편, 매출의 한 축을 차지하는 쇼핑 시즌인 설 연휴 프로모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