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4분기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2019년 실적 전망이 어둡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력 부품 기술 혁신, 폴더블폰·5G 등 기술 차별화 등을 통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공지능(AI), 전장 관련 신규 사업을 강화해 중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 IT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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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8년 4분기 실적은 매출 59조27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이다. 이 기간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8.2%로 하락했다.

4분기 주춤했지만, 3분기까지의 호실적에 힘입어 연간으로는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 4분기 얼어붙은 메모리 수요…올해 1분기도 약세 지속

삼성전자는 2018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8조75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86조2900억원, 영업이익 44조5700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매달 3조7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삼성전자의 2018년 전체 영업이익의 75%를 책임졌다.

회사 측은 4분기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관련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크게 감소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 둔화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실적도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수기 영향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성수기 진입 효과와 주요 제품의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지속 확대되면서 시장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 디스플레이 사업 중소형은 주춤, 대형은 호조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는 2018년 4분기 매출 9조1700억원, 영업이익 97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32조47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됐지만, 저온폴리실리콘 액정표시장치(LTPS LCD)와의 경쟁 심화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제품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초대형·초고해상도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어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라 플렉시블 OLED 판매가 둔화되고, 모바일 디스플레이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대형 디스플레이 또한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와 업계의 초대형 패널 시설 증설 영향으로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 스마트폰 성수기 불구 판매량 감소…’갤럭시S10’으로 정면돌파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 부문은 2018년 4분기 매출 23조3200억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100조6800억원, 영업이익 10조170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4분기 무선 사업이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차별화된 디자인과 최고 사양을 채택한 ‘갤럭시S10’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저가 라인업 재편 영향으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사업은 4분기 해외 거래선의 LTE 증설 장비 공급과 한국·미국 시장에 5G 장비 공급을 시작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5G 초기 시장에 장비 공급을 확대해 5G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 QLED TV 판매량 3배 ↑…잘나가는 프리미엄 가전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2018년 4분기 매출 11조7900억원, 영업이익 68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42조1100억원, 영업이익 2조20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4분기 TV 사업이 성수기를 맞아 초대형·QLED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QLED TV는 전년 동기 대비 3배쯤 판매량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초대형·QLED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다양한 크기의 QLED 8K TV 신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4분기 패밀리허브 냉장고, 대형 건조기,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 2019년 AI·전장 관련 신규사업 강화

삼성전자의 2018년 시설투자액은 29조4000억원으로 반도체에 23조7000억원, 디스플레이에 2조9000억원을 집행했다.

메모리의 경우 평택 반도체 라인 증설로 시설투자액이 2017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파운드리는 2017년에 10나노 공정 신규 증설을 완료했고, OLED도 플렉시블 패널 생산능력 증설 투자가 마무리돼 예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부품 기술 혁신, 제품 폼팩터와 5G 기술 차별화 등을 통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AI·전장 관련 신규 사업을 강화해 지속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과 대외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핵심 역량 확보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