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CO 금지 원칙 유지…실태조사 결과 발표

입력 2019.01.31 18:01

정부가 국내 기업의 암호화폐 공개(ICO) 실태 조사 끝에 'ICO 금지'라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사업은 육성하는 한편 ICO는 여전히 투자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ICO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조선DB
국무조정실 산하 범정부 가상통화 태스트포스(TF)는 ICO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대응 방안을 31일 발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심사실은 2018년 9월 국내 블록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ICO 실태점검 질문서'를 발송하고, 실태점검에 들어갔다. ICO 실태조사는 국외에서 ICO를 진행한 국내 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9~11월 사이 이뤄졌다.

정부는 "국내 기업은 ICO 금지 방침을 우회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형식만 해외 ICO 구조로 대부분 진행했다"며 "해외에서 실시한 ICO지만, 한글백서 및 국내홍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투자자를 통한 자금이 모집됐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ICO 관련 중요 투자판단 정보인 회사 개요, 사업내용, 재무제표 등이 공개돼 있지 않으며, 개발진 현황과 프로필이 미기재되거나 허위 기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ICO로 수백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고도 모집 자금 사용내역은 공개된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당국 확인 요청에도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ICO를 통한 자금 모집은 2017년 하반기 이후 진행됐다. 300억원 이상 모은 업체가 4곳, 100억~300억원을 모은 업체는 8곳, 100억원 미만을 모은 업체는 5개다. 또 ICO를 담당한 외국 회사는 자본금 1000만원 미만인 곳이 대부분이었으며, 임직원은 3명 내외로 한국 개발회사 임원이 비상근하는 형태을 띄었다.

ICO 이후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없었다. 정부는 "ICO를 통해 계획한 프로젝트는 금융, 지불·결제, 게임 등이 있었으나, 실제 서비스를 한 회사는 없었다"며 "사전테스트 단계 또는 플랫폼을 개발 중인 상황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젝트 내용이 난해하고, 블록체인 기술 및 IT 관련 전문 용어 이해도 어려울 뿐 아니라 프로젝트 진행 경과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어 "ICO로 발행된 신규 가상통화는 평균 약 4개 취급 업소에서 거래되며, 모든 신규 가상통화 가격이 하락해 이에 따른 피해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ICO를 완료한 19곳 중 18개 회사의 암호화폐 가격은 최초 거래 대비 68%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정부가 ICO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할 경우 투자 위험이 높은 ICO를 정부가 공인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ICO 투자 위험이 높고 국제 규율체계도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ICO 제도화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자본시장법상 무인가 영업행위, 형법상 과대광고와 사기 등 현행법 위반 소지 사례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사기, 유사수신, 다단계 등 불법적인 ICO는 수사기관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투자위험과 무관한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 사업 발전은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통신 대기업과 인터넷 대기업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과 대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며 "정부도 다양한 육성책을 통해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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