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 연구팀이 수소차용 연료전지 촉매의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안정성은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촉매를 이용해 수소 등의 연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70% 내외로 높고, 부산물로 물만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문제는 현재 연료전지 촉매로 쓰는 백금의 가격이 1㎏당 1억원 이상으로 비싸다는 점과 사용할 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이다. 연료전지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가격과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한 비귀금속 촉매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크기가 서로 다른 구멍이 뚫인 ‘계측정 다공 나노구조' 기반의 탄소 나노 촉매를 개발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금까지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가 촉매 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각 구멍의 크기가 연료전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규명되지 않았다.

서로 다른 다공성 구조를 가진 비귀금속 연료전지촉매를 확대한 모습.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서로 다른 다공성 구조를 가진 비귀금속 연료전지촉매를 확대한 모습.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이 제작한 촉매는 지름을 기준으로 ▲2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크기의 마이크로 구멍 ▲2~50㎚ 크기의 메조 구멍 ▲50㎚ 이상 크기의 마크로 구멍 세 종류로 구성된다.

이어 각 나노 구멍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 메조 구멍이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촉매의 표면적을 넓혀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크로 구멍은 반응에 참여하는 산소 분자를 빠르게 촉매 활성점으로 수송시켜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촉매를 연료전지에 적용해 구동 성능을 분석한 결과, 다양한 연료전지 구동 환경에서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 도입으로 인해 성능이 일관되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새로운 촉매를 사용한 연료전지는 1만회 이상 구동해도 활성 저하 없이 안정된 성능을 유지했다.

성영은 부연구단장은 "현재 연료전지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값비싼 백금 촉매 사용과 낮은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연료전지의 효율 극대화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추후 학문적 발전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산업적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