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4도어 쿠페'로 강조하는 이유

입력 2019.03.07 11:38

현대자동차가 외관을 공개하고 출시를 예정한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을 ‘4도어 쿠페’로 규정했다. 과거 쏘나타가 정통 세단의 기준이었다면 8세대 신형부터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쏘나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8세대 신형 쏘나타. / 현대차 제공
7일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 센터장은 8세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한 기자 질문에 SNS를 통해 "르 필 루즈 콘셉트의 스포티함을 강조한 4도어 쿠페"라며 "내부는 공간감과 디지털 요소, 실용성 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4도어 쿠페라는 디자인 용어를 붙인 것은 현대차 제품 중에서 처음이다.

콘셉트카 르 필 루즈(HDC-1)는 ‘공통의 맥락(common thread)’이라는 의미의 프랑스 관용구다. 현대차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을 하나의 주제로 모으고, 개별 디자인에서 독립적인 해석과 개성을 보여준다. 황금 비율에 근거해 심미적으로 자연스럽고, 균형잡힌 디자인을 표방한다.

르 필 루즈 디자인 중에서 신형 쏘나타가 품은 디자인 요소는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에서 보닛 가장자리로 흐르는 크롬 라인, 패스트백 스타일 등이다.

이 가운데 패스트백 스타일은 최근 세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지붕선이 트렁크 끝단까지 완만한 선을 이뤄 차량의 운동성능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주목받는다. 지붕선이 더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쿠페에 비해 자동차가 가진 본래의 실용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많은 자동차 회사는 이 패스트백 스타일을 가리켜 ‘4도어 쿠페’로 명명한다. 세단 형태지만 쿠페의 높은 운동성능과 심미적인 부분을 강조한 마케팅 용어로 해석된다. 시초는 메르세데스-벤츠로, CLS라는 차를 통해 4도어 쿠페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BMW,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재규어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4도어 쿠페를 경쟁적으로 내놨으며, 주류 디자인으로 올라섰다.

8세대 신형 쏘나타 실내. / 현대차 제공
4도어 쿠페의 등장은 세단 디자인의 재해석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전통적인 세단 디자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SUV 시장에서 여러 형태가 결합된 CUV(Crossover Utility Vehicle)가 등장하는 것처럼 4도어 쿠페 역시 세단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쏘나타에 4도어 쿠페 가치가 부여되는 건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의 부활이다. 현대차 제품 중에서도 꽤 긴 역사를 지닌 중형 세단의 역할을 새롭게 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쏘나타는 성적이 예년만 못하다. 2018년 쏘나타 판매량은 6만5846대로, 전년대비 20.4% 급감했다. SUV 흐름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2017년 완전변경한 그랜저가 매달 1만대 전후로 팔리며 현대차 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제품 자체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쏘나타 인기 하락의 여러 이유 가운데, 택시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쏘나타를 비롯한 중형 세단이 우리 시장에서 선호가 떨어지면서 회사가 눈을 돌린 것은 고정 수요가 상당한 택시 업계였고, 판매량의 절대 다수를 택시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택시는 ‘영업용’이라는 인상이 강해 쏘나타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자가용 수요를 다시 낮추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된 것으로 업계는 본다.

이런 상황에서 신형 쏘나타는 떠나간 자가용 수요를 가져와야 한다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랜저와 더불어 안정적인 세단 수요를 확보하는 데에 쏘나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그랜저의 주력 소비층은 기존 40대를 넘어 30대까지 낮아졌다는 평가다. 30대 가장의 차로 불렸던 쏘나타도 소비 연령대를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20대까지 낮춘다는 전략이다.

택시는 기존 7세대 쏘나타(LF)로 충당한다. 언제 전략을 바꿔 8세대도 택시가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신형에도 장애인, 렌터카에 대응하는 LPG 엔진을 얹은 차를 만들어서다. 택시 역시 LPG 엔진은 장착한다. 그래도 우선은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급선무라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신형 쏘나타에는 택시가 포함되지 않는데, 영업용보다는 자가용 판매에 집중해 쏘나타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겠다"며 "7세대 쏘타나로 당분간 택시 수요를 맞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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